추석 연휴 내내 비가 내렸다. 바다도 덩달아 거칠었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저녁 7시, 천진해변을 찾았을 때 파도는 여전히 거세게 밀려들고 있었다.
침식으로 이미 대부분의 모래가 쓸려나간 자리에는 파도가 옹벽까지 들이쳤다. 태풍급 파도가 아님에도 바닷물이 도로와 인접한 옹벽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니, 실제 태풍이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감이 스쳤다. 해안침식의 폐해가 더 이상 이론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천진해변은 백사장이 활처럼 굽은 아름다운 곡선과 곱고 부드러운 모래로 예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던 곳이다. 항구가 없어 청정 해변으로도 유명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그 자랑스러운 모래사장은 눈에 띄게 사라졌다. 올해 여름엔 해수욕장 면적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개장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자 백사장 침식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인근 해역에 무분별하게 투하된 인공 구조물, 특히 테트라포드가 해류의 흐름을 왜곡시켜 침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파도의 에너지가 한쪽으로 집중되면서 모래 이동이 불균형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된다면 옹벽 붕괴도 시간문제라는 경고가 나온다.
바다는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니라 생태계 그 자체다. 이미 고기도 잡히지 않는다는 어민들의 푸념이 현실이 되었듯, 이제 백사장마저 사라진다면 고성 바다가 지닌 아름다움은 더 이상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모래사장이 존재해야 바다가 유지된다. 파도가 자연스럽게 오가며 해안선을 형성하는 그 순환의 질서를 깨뜨리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다시 새겨야 할 교훈이다. 인공구조물로 미래를 만든다는 착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바다의 소중함은, 그 자연스러움 속에 있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