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전철수 고성 부군수는 올해 1월 2일에 고성군에 왔다. 부군수직은 퇴직을 앞두고 공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배정하는 자리 정도로 알려져 있다. 공직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한테 전수하는 아름다운 여정이여야 할 취임 첫날부터 점식, 저녁 회식을 두 탕이나 뛰었다.
업무추진비(1년 4억 8백여만 원) 법인카드를 자신의 전유물인 양, 어떤 제약이나 양심의 가책이나 염치도 없이, 하루에 점심 저녁 2회 밥값 지출이 17번, 토․일요일에도 2번이나 긁어대는 전 부군수의 행태는 군민들을 분노케 하기에 충분하다.
술값 등으로 1월과 2월에 총 14,442,440원을 썼다. 노인 일자리 42명을 채용할 수 있는 엄청난 돈이다.
부군수 자리는 도지사가 고성군수와 협의해 배치하는 게 관례인데, 오랜만에 함명준 군수가 능력자, 법카 긁기 달인을 모셔온 거 같다. 함 군수의 법카 사용으로 한바탕 소동이 있었는데, 또 같은 일이 발생했다. 고성 주민들이 참 박복해도 이리 박복할까 싶다.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서 업무추진비는 그 용도나 목적에 구체적인 제한을 두고 있어 잘못 사용하면 범죄가 된다. 전 부군수의 법카 지출 리스트를 보면, 첫날 쓴 카드부터 이런 불법 정황이 보인다.
일단 범죄 여부는 차치하고, 전 부군수가 주민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매일 세금으로 ‘주지육림’을 즐기는듯한 부패한 행동, 고성 군민을 경시하는 태도를 함 군수나 군의원들은 그냥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무엇보다, 의회에서 전 부군수의 업무추진비에 대해 특별행정사무감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위법이 있다면 환수나 응당한 처벌도 해야 한다.
군민 예산을 함부로 쓴 정황이 확인된 만큼, 함 군수도 군민을 대표해 전 부군수에게 엄중하게 경고해야 한다. 군의회와는 별도로 자체 감사를 하든,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든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에게 예산을 함부로 쓰면,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줘야 한다. 함 군수는 고성 군민이 무얼 요구하는지 잘 헤아려야 한다. 세금 단 한 푼이라도 군민을 생각해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고성군에서 장기 근무하는 관료집단, 일명 ‘늘’공의 수장이 부군수다. 예산 부서의 지출 거부 등 전 부군수 행태가 조직 내 정화 기능을 통해 전혀 제어되지 않는 실태를 보면, 공무원 관료집단이 예산이나 행정 권력을 얼마나 남용하는지, 군민을 얼마나 업신여기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선출직인 함 군수의 견제와 지휘 통솔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함 군수가 무능하다고 질타를 받아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무시당하기는 군의원들도 같다.
만약 예산 낭비 사례가 발생했음에도, 함 군수나 군의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군민은 매질로 다스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선출직에게 온정을 베푸는 게 능사가 아니다. 최종적인 결론은 군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결정권은 결국 군민이 쥐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편집위원 김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