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해야 할 ‘역세권’이라는 장밋빛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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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대 재단이 구 동우대 부지매각 공고를 내면서 인근이 KTX역세권과 신도시 조성됨을 강조해서 시민들의 반발을 산바 있다. 과연 KTX가 개통되면 역세권이 형성돼 활력이 넘치게 될까. 속초시도 이 일대 신도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고 있다. 마치 KTX가 만능 해결사가 될 듯 말이다.

이미 개통된 강릉 KTX 역세권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다 알다시피 강릉 KTX 역세권 활기 없다. 역사내 가게들도 장사가 별로라고 한다. 강릉은 속초보다 인구가 3배 가량 많다. 다른 지역의 KTX역사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속초 KTX역세권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환상일 수 있고, 이를 근거로 한 정책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두 가지 분석이 있다.
첫째 이제는 터미널이나 기차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상권시대가 저물었다는 이야기다. 역이나 터미널에서 장시간 머물던 트렌드가 이미 소멸되었다.그냥 시간 맞춰 차를 타러 가는 정도다.
둘째는 속초 인구가 너무 적다. 관광객들이 역을 말 그대로 이용하는 거지 그 반경을 생활권으로 삼지 않는다. 8만 조금 넘는 인구의 역세권 유동성이 얼마나 될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속초는 비지니스도 활발하지 않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KTX 출장 손님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볼 때 속초시가 추진하는 KTX역세권은 장밋빛 환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신도시 조성 마찬가지다. 아파트 정도 들어서는 도시의 확장 수준일 수 있다. 그러기에 속초시가 마치 부동산 업자처럼 KTX 영향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홍보하고 마치 속초가 개벽천지할 듯 포장하는 것은 위험한 시그널일 수 있다.

가뜩이나 활기가 쇠잔해 가는 속초시는 구도심이 쇠락중이다. 역량을 모아야지 널리 분산시키면 도시활력이 확 떨어질 위험이 있다. KTX 구실 삼아 그냥 역사 부근에 토건사업 벌이는 명분밖에 안된다.

말이 나온 김에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을 보자. 오랜 역사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플랫폼이지만 좀체 활성화가 안되고 갈수록 인근 상권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동서울 터미널간 버스가 하루 수십차례 오가는데도 말이다. 역세권 투자선도지구니 역세권 신도시니 외관상 그럴듯한 포장이지만 사실 공허한 우리 지역에서는 별로 통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역세권에 대한 지나친 환상으로 시민들에게 혼돈을 야기 시키고, 도시발전을 왜곡시키는  정책적 오류를 범하지 말 것을 속초시에 주문하고 싶다.

글:박도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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