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개그림 하나가 시사하는 장기집권의 폐해, 공사를 구분 못하는 함명준 군수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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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추석 명절을 맞아 고성군 곳곳에는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지도 확보에 나선 셈이다. 그런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성군수 함명준’이라는 이름이 큼지막하게 새겨진 대형 걸개그림이다. 군정을 홍보하는 공식 게시대에 ‘함명준’ 이름으로 게시됐다.

보통의 명절 축하 현수막은 ‘고성군’ 명의로, 고성군 예산으로, 고성군 전용 홍보시설을 이용하는 게 정상인데, 함 군수는 자기 이름으로 대형 걸개 그림을 군 홍보 게시대에 큼지막하게 걸었다. 비용은 누가 부담했는지 궁금하다.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한 행태로,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직자는 개인이 아니라 ‘공공’을 위해 일해야 한다. 명절 인사 한마디도 군정의 이름으로, “고성군이 주민께 드리는 인사”여야지, 결코 “고성군수 함명준이 드리는 인사”여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의 행태는 군정 홍보시설을 사적인 정치홍보 도구로 활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명백히 공직윤리의 경계선을 넘는 행위이며, 공공재의 사유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권력이 장기화하면 종종 ‘공적 권한과 사적 이해관계의 구분’이 흐려진다. 권력을 오래 쥐면 자신이 곧 조직이고, 군정이 곧 자신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짐이 곧 국가다”라는 착각이 고성의 군정에서도 재현되는 듯하다.

행정의 기본은 공정과 절제다. 함 군수는 군민 전체의 대표이지, 자신을 홍보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행정 전용게시대는 정책과 군정 성과를 알리는 공간이지, 개인 이름을 내세운 홍보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함명준 군수의 이번 행위는 그 경계를 명백히 침범했다.

함 군수도 다른 군의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비용으로 일반 군민들이 이용하는 게시대에 허가를 받아 현수막을 게시하는 게 맞다.

권력은 오래 쥘수록 더 겸손해야 하고, 더 투명해야 한다.

이번 추석에 내걸린 걸개그림은 단순한 인사문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장기집권의 폐해가 고성군 행정에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군정을 사유화하는 태도, 공사구분이 흐려진 정치행정 — 이것이야말로 고성군이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군정의 병폐’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 다바꾸라”는 혁신 주문, 그게 삼성을 세계 제1위로 만들었 듯이 고성도 같은 길을 가야 희망이 있다.

(편집위원 김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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