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퇴치, 조례만으로는 부족하다…이병선 속초시장, 시설공단 ‘갑질 의혹’부터 단호히 다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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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속초시는 6월 20일 자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금지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직장 내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상호 존중의 직장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병선 시장 역시 이 조례가 “신뢰 기반의 직장문화 조성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가 있다. 최근 속초시시설관리공단에서 조직 내 ‘실제’ 갑질 사태가 발생했다는 내부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공단의 한 팀장이 동료들의 반복적인 비인간적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직을 내려놓고 퇴사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니다. 시 산하 공공기관 내에서 벌어진 중대한 인권침해다. 시장은 공단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위치에서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병선 시장은 침묵했다. 피해자의 절박한 퇴장 앞에 아무런 조치 없이 입을 닫은 그 침묵은, 사실상 가해자 편에 선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번 조례는 괴롭힘 예방을 위한 기준과 절차, 피해자 보호, 가해자 제재 등 대응 체계를 포함하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한 객관적 운영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는 ‘실제 사건’에 적용될 때 의미가 있다. 운영 주체가 눈을 감고 외면하면, 조례는 공허한 선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공단 팀장의 퇴사로까지 이어진 이 사건의 실체가 사실이라면, 피해의 심각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공단 내부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시 역시 이를 외면하고 있다면 이번 조례 제정은 시민과 직원 모두에게 위선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문제를 덮고 ‘조례 공포’만을 앞세운다면, 이는 오히려 조직 내 갑질 구조를 감싸는 ‘면죄부 쇼’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병선 시장은 조례 제정이 “상호 존중의 직장문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그 진정성을 증명할 순간이다. 조례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시설관리공단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산하 기관의 인권 침해에 단호히 대응하는 태도야말로 모든 공무원에게 ‘일벌백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일한 길이다.

진정한 변화는 조례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것은 조례를 지키려는 단호한 태도와 실천 의지에서 출발한다. 이 시장이 조례를 공포한 이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 시민들은 지금 그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덧붙이자면, 비리 의혹이 있는 직원을 감싸고, 반대로 친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승진에서 배제하는 행위 역시 명백한 ‘권력형 갑질’이며, 그 폐해는 더 크고 악질적이다. 공정한 인사 시스템 없이 상명하복의 논리가 조직을 지배한다면, 그 어떤 조례도 조직문화를 바꾸지 못한다.

편집위원 김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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