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생 세대와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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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로 이데올로기적 역사관의 문제가 제기되고 독자 상호 간에도 비난이 오갔다. 이 또한 한국이 처한 소설 같은 비극이다. 앞으로 한강 작가 또한 풀어야 할 숙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자는 여러 평론가와 독자 등의 작품론이나 작가론을 존중하고 대체로 공감하는 바가 많다. 이데올로기적 해석마저도 시각의 다양성 측면에서 받아들인다.

다만 필자는 다른 차원에서 한강 작가를 보고자 한다. 한강의 세대론(?) 관점이다.
한강의 세대와는 나는 온전히 함께했다. 70년대생은 나의 첫 제자들이다. 24시간 중 부모보다도 더 시간과 공간을 함께 했다. X세대의 중추는 아니나 시원이 되는 세대라 나는 여긴다.
이들은 거센 한국의 격동기는 사실상 사회인으로서 부딪지는 않았다. 자라나는 동안, 간접 체험으로 유신을, 개발 독재와 산업화를, 부마 항쟁과 10.26 사태와 12. 12 쿠데타, 5.18 민주화 항쟁 등을 겪었다. 직접적인 인지는 오히려 88 올림픽, 프로야구, 세계적 경제 성장과 도시화 등 통금 해제와 같은 세상에서 사회인으로 나섰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냉전시대의 유산인 교련이 있었고 온당치 못한 각종 제재와 자율학습이라는 집단 시간과 선도라는 미명하에 교단 폭력도 엄연히 존재했던 고교 시절을 보냈다. (그 속에 나도 예외없는 그런 교사였고 이를 반성한 시와 글을 쓴 바도 있다) 이들의 선생 중에 학교 권력에 맞서는 전교조 교사들도 있었고 매우 전형적인 천직 교사도 있었다. 그리고 이들도 대학과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민주화의 마무리에 열중했던 세대다. 그 와중에 제3의 물결로 표현된 급격한 문명의 변화를 직업적 명운으로도 맞서야 했던 세대다.
70년대 생들은 격동의 발아 지점에는 있지 않았으나 통과 지점이나 잔풍 속에 있었다. 그러한 만만치 않은 상황들이 그간의 원인과 결과만 중시했던 세태에서 과정에 주목하고 인지하는 관점을 지니게 했으며 가치관에도 중요하게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비록 이데올로기의 통시적 관점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이 세대에게 따져 물을 일인지는 모르겠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이기에 적어도 우선 고리타분하고 군내나는 이념의 유산에 연연하기보다 또 인과에서 원인에 집착하기보다 현재의 과정과 결과에 더 주목한다.

한강은 6.25, 4.3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5 18도 어린 시절 보고 들은 간접 체험이고 수동적 관찰이었다. 그러나 증언이든 자료든 이를 지각 있는 청년으로 작가로서 억울한 희생들을 구체적으로 접했을 때의 충격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특히 작가에게는 강력한 제재이자 작품화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한강에게 조선왕조실록의 사관이나 좌나 우파적 역사가이기를 요구했다면 이러한 문학의 금자탑이 이루어졌을까? 그는 4.3이든 5.18이든 비극적 역사의 과정에 남겨진 보편적 인간의 상흔에 주목했을 뿐이다.

한강에게서는 적어도 정상적인 국가라면 정말 사랑하는 대한민국이라면, 원인이야 어떻든 존중하고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무관한 국민에게 폭력을 그것도 잔인성으로 대했어야 했는가를 묻는 것이다. 북한 정권 같은 물으나 마나 하는 정권에게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작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장면처럼 나를 죽이는 국가의 ‘애국가’를 부른, 적군이 아니라 ‘우리’ 군대인 나라가 그랬어야 했는가를 그리고 남은 상처들을 미어지게 짚었을 뿐이다. *

글: 이하(李夏,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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