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미술관 대형 전시회 마련…항아리와 옻칠 작품에서 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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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고성군 진부령 미술관이 모처럼 대작을 준비했다.그간 코로나로 잠정적으로 휴관등 공백을 한꺼번에 채우는 두 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석 김송배 도예전과 이은경 특별초대전 ‘옻칠,숨을 쉬다’가 그것이다.두 전시회 모두 통상적 범주를 넘어서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감상의 기쁨과  의미가 각별하다.

김송배의 작품은 다완과 화분 그리고 항아리다. 화분은 기하적적 곡선이 아슬하다.기술적으로 참 어려운 작업일 듯한데 잘 승화하고 있다. 눈꽃 모양의 그릇의 표면에 흘러 내리는 유약의 조화는 신비롭기 조차하다.전석진 관장은 “ 유약이 흘러내린 형태가 불의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신의 작품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그래서 특별하고 작가의 혼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항아리를 편안하게 마주한다.항아리의 표면이 반들거리 않고 담백하게 처리된 점도 흙과 시선의 일체감을 더욱 밀도있게 해 준다.

이은경은 옷칠과 서양화의 기법이 혼합한 새로운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표면처리와 색감 그리고 형상 모두가 내공이 깃든 깊은 경지를 간직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민화에서 본 듯한 모양, 거북이 시리즈, 호랑이 모습이 옻과 회화의 융합속에 태어나 아주 색다르게 다가온다.신화와 현대의 영역을 넘나드는 듯한 묘하고도 성스럽게 여겨지는 표현이 압도한다.작가가 5년간 매달린 결과물들이다.

원래 국문학을 전공한 문학도 출신이라서 그런지 작품에 흐르는 인문적 영감도 참 좋다.
도원리 거주하고 있는 황보화 화가는 “처음 보는 형태의 작품들이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번에 두 개의 대형 작품 전시회를 본다는 것은 기쁨이지만 한편으로는 참 소화해내기 어려운 대작이라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 진다.2개의 전시회에서 떠오른 단어는‘도(道)’다.저런 깊이 있는 작품을 완성하기 까지 갖추어야 하는 그 기법이나 자세 그리고 천착을 아우르는 도랄까. 나아가 작품이 추구하는 하나의 길로서 도를 만난다.

12월 30일까지 진부령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밴 진부령에서 공이 들어간 멋진 작품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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