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봄을 마주하는 길목으로의 초대

0
1190

걷는 것은 발견입니다. 걸으면서 장엄한 산세와 마주하고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풀 섶에서 돋는 초록을 보기도합니다. 고성은 걷는 명소 천국입니다. 바다와 산을 앞뒤로 품고 있어 어느 방향, 어느 장소에서 걷더라도 산 혹은 바다가 부릅니다. 지인은 울산바위가 뒷산이라고 샘을 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울산바위를 둑길에서 봅니다.

새청간 건너가는 다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길이 철길이었습니다.
새청간 냇가에서 천렵을 하며 옹고지탕을 끓여먹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 냇가에서 멱을 감기도 했습니다. 내를 따라 걷는 길이 활처럼 휘어져 있는데 전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청봉과 울산바위 신선봉의 장대한 품이 한 아름 안기는 듯 다가옵니다. 어찌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산세의 위엄이기도 합니다. 용암천 다리부터 신평까지 걸으면서 중간중간 뒤를 돌아봐도 좋지 않은 순간이 없습니다.

시국은 어수선해도 땅에는 봄이 요동칩니다. 들판에서 울리는 농기계의 굉음에 흙내음도 같이 올라옵니다. 봄바람의 청량감이 찌든 일상을 씻어냅니다. 내를 따라 탁 트인 들길 가운데를 걸으며 호연지기를 품는 맛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여도 좋겠습니다.

지인은 길에 맛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바람에 햇살에 어떤 맛이 베어 나올지 다시 한 번 걸어야겠습니다.

그 길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신창섭(발행인)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