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외딴 섬에서 피워낸 꽃 향기…’우도 꽃길 화원’에서 희망을 보다

0
848

바람 많은 제주에서 우도는 더욱 쎈 느낌이 듭니다. 본섬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바다에 둥둥 떠 있는 형상이 그런 생각을 더 갖게 하는지 모릅니다. 우도 선착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좌측방향 해안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코로나고 잔걱정이고 모두 다 날려보내는 듯 상쾌합니다.마치 더블린 해변 외곽을 지나는 것 같기도 하고..태초의 내음과 출렁임이 황량함속에서 펄럭이는 듯 하죠. 해안도로를 따라 유성처럼 박힌 카페 식당들의 모습은 쓸쓸함을 채우는 친구 같기도 합니다.

경쾌한 리듬으로 자전거로 달리다가 문득 멈춘,예상하지 못한 색다른 향기가 갯내음 암청색 바다를 향해 뿜어대는 곳, ‘우도꽃길 화원’입니다. 칙칙한 돌이며 바다색과 전혀 다른 화사함이 발길을 붙드는 곳이죠.

그래서인지 꽃들은 더욱 강인해 보이고 색감도 화려해 보이는 듯 하죠.다양한 색채 수국이 줄지어 피어있고 송엽국의 단아하면서도 화사한 모습 좋습니다. 거기에 그라스들이 바람결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모습은 조연출의 간지같기도 하구요.서프라이즈 그 자체죠.

우도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서울에서 사업을 접고 2년전 외딴섬 우도에 훌쩍 내려와 카페와 겸해서 이 화원을 운영하는 주인은 척박한 땅에 꽃을 피우는 종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 끝에 수국꽃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야생 수국은 제주도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길에서 자주 보지만 이런 정원수국 귀한 장면이죠.우도의 신화를 창출한 것이죠.

바람 쎄기로 유명한 우도는 꽃재배를 허락하지 않는다는군요. 그저 황량함에서 자생하는 잡초와 풀만이 우도를 덮고 있는데 대단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역발상이고 혁신이죠.

앞으로 1,200평 정도로 화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 그 정도 되면 우도 해안도로가 환해질 듯 합니다.더 다채로운 꽃들이 반기겠죠. 화원앞에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우도명물인 땅콩으로 만든 땅콩 아이스크림 축축한 날씨에 기운나게 만들더군요.신장개업한 곳인데 오랜 연륜이 스며든 듯한  단아한 카페를 채운 다양한 꽃장식들 그리고 창문으로 보는 우도 바다와 화원의 이중주는  우도의 오아시스 이미지를 만들어 줍니다.

우도의 정원이라고 감히 말할수 있겠죠.우도가 주는 거칠고 황량함에 향기를 덧칠해 주는 짙은색 유화에 꽃이 핀 모습에 제주에서 여독을 다 녹였습니다.그리고 도무지 될 것 같지 않은 아득함에서, 희망없을 듯한 벌판에서 ,버려진 돌담에서 꽃이 피고 있다는 희망을 보는 기분 좋습니다.기운이 납니다. 그 힘을 페달에 담아 우도 한바퀴 신나게 달렸습니다.

신창섭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