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속초에 비가 내렸다. 강우량은 많지 않았지만, 영랑호는 순식간에 흙탕물로 뒤덮였다. 맑고 고요하던 호수는 짙은 황토빛으로 변했고, 특히 속초시가 조성한 맨발 황톳길 주변 수면은 탁도가 심했다.
산책에 나섰던 시민 A씨는 “평생 속초에 살았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황톳길 공사를 하며 부은 진흙이 그대로 흘러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신세계 리조트 입구에서 해병전우회 사무실, 보광사 입구까지 이어지는 호숫가가 흙탕물로 변한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전직 공무원 B씨는 “장마철에는 더 심각한 수질 오염이 우려된다”며 “속초시는 즉각적인 환경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속초시는 지난해 ‘맨발 걷기 열풍’을 계기로 영랑호 주변 울창한 숲을 제거하고 황톳길을 조성했다.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당시에도 환경 훼손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치유와 힐링을 내세운 개발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톳길 조성이 ‘시민 건강’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영랑호의 생태환경을 해치고 예산 낭비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설악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