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400년 고찰 영랑호 보광사를 찾아야 하는 까닭…관음의 이름 아래 이어지는 호국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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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영랑호에 자리한 고찰 보광사를 찾는 발길이 더욱 뜻깊다. 400년 역사를 지닌 이 사찰은 목조지장보살상 등 귀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유서 깊은 기도 도량이다.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깊은 산중 사찰을 방불케 하는 고요와 평화로움을 지니고 있다.

특히 관음바위에 오르면 설악산과 영랑호, 그리고 멀리 동해바다까지 한눈에 담기는 절경은 누구든 숨을 고르게 만든다.

그러나 보광사가 주는 감동은 풍광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호국의 정신을 오롯이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찰에는 일제강점기,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한 구국 스님들의 위패가 경내 지장전에 모셔져 있으며, 6·25 전쟁 당시 속초를 사수하다 산화한 ‘5용사’의 위패 또한 함께 봉안되어 있다. 그동안 이름 없이 산화한 수많은 호국 영령들의 넋을 지키주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관음바위 절벽에는 ‘관음(觀音)’이라는 글자가 힘차게 새겨져 있다. 이 글씨는 6·25 전쟁 중 속초 탈환 이후 최홍희 장군이 직접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의 아픔 속에서도 간절한 기도와 염원이 서린 ‘관음’의 이름이 이 지역을 지키는 힘이 되었고, 보광사가 실향민과 주민들에게 정신적 안식처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보광사를 찾는 일은 단순한 사찰 방문을 넘어, 이 땅의 아픔과 극복의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수 있다. 호국보훈의 달, 고요한 영랑호 자락의 보광사에서 나라를 지키고 떠나간 이들을 추모하며, 진정한 평화와 감사의 마음을 새겨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글: 김형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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