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에서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2024 수능에서 제2외국어 중에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언어는 일본어 였다.그 다음이 한문, 중국어, 아랍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순 이다.
대학 교육 내에서 독일어 교육과 프랑스어 교육의 현실은 더 처참하다. 독일어과나 프랑스어과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독일어나 프랑스어가 안 되는 상태로 입학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들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유럽연합 (EU) 의 공식언어들은 많지만, 사실상 영어로 모든 회의가 진행되고, 대부분의 EU SNS 포스팅들도 영어로 올라온다.
둘째, 독일인들과 프랑스인들이 기본적인 영어를 할 줄 안다. 그래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영어로 가능하다.
셋째, 독일과 프랑스의 주변 유럽 국가 사람들 사람들도 영어를 더 사용하지,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덜 사용한다.
넷째, 관례적으로 무역 협상은 기본적으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 굳이 독일어와 프랑스어 학습에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한국에서 생겼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에서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고 취업하기가 워낙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독일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독일인들이 영어를 잘 한다 한들, 그들의 모국어는 독일어다. 독일어로 소통하면 그들이 더 좋아하고 소통이 원활해진다.
둘째, 친환경 에너지나 건축 분야나 예술,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선 독일어권 국가들이 경쟁력과 깊이가 있다. 영어로 배우고 소통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셋째, 독일과 프랑스에는 꾸준히 이민자들과 난민들이 들어오고 있다. 물론 이들로 치안이 불안해졌다는 평가들도 많다.그러나 아직도 독일과 프랑스는 외국 이주민들에게 매력적이고 관용적이며,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아직까진 탄탄하다.
넷째, 독일어 사용인구는 약 1억명에 이르고 독일어권(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경제력을 생각하면 인구에 비해 구매력이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의 제품들도 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만큼 독일어권 시장 진출도 노려볼만 하다. 물론 독일어권에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제조업체들이 많다. 쉽게 판로가 뚫리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독일도 세계화, 다민족화 되었고,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필자는 감히 생각해본다.
다섯째, 프랑스어권은 약 2억 ~ 3억명에 이른다. 프랑스 등 유럽 뿐 아니라 캐나다의 퀘벡 지방,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 프랑스어권이 많다.사실 필자는 프랑스어를 구사할 줄 모르고 프랑스와 프랑스어권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프랑스어권, 특히 아프리카 라는 신흥 시장을 개척하는데 있어 영어 뿐 아니라 프랑스어 도 알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특히 프랑스는 핵보유국이며 과학, 기술, 예술, 학문 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독일어와 프랑스어 인재들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필자는 감히 생각한다.
일단 관건은 한국 기업들이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리라 예상된다.
글:강경훈 (영어/독일어 번역가 겸 소상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