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가 윤경이 진부령 미술관을 다시 찾았다.이달 1일 개막 다음달 27일까지 ‘하늘바라기’라는 주제로 진부령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진부령 미술관에서 두번째 초대전이다. 화필을 다시 잡고 나서 2015년 전시회 후 10여년만이다.
이번에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하늘바라기’.자연속에서 삶의 진정한 본질을 묻고 영성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그가 그린 나무들이 하나같이 하늘을 향해 서 있다.직선으로 우뚝 서 있는 윤경의 나무는 숲속에 산속에 나무가 아니다.
사람의 장소로서 나무다.그는 나무를 사람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작업을 하고 있다.그렇게 보면 그의 나무는 생명의 화신이고 그 점에서 우리들 자화상이자 인간세상이다.
작가는 말한다.“우리는 늘 일상에 지쳐 땅만 바라보고 살고 있습니다.저는 나무를 사람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작업을 합니다. 우리의 뿌리가 굳건해야 하듯이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늘을 바라보는 나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석양의 붉은 빛에 일렬로 서 있는 나무 뿐 아니라 만추의 나무등 그의 나무들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마주하는 듯하다.나무가 표현하는 4계절은 인간이 겪는 기쁨과 고통, 혹은 세상의 아름다움과 혼돈 나아가 몸부림을 응축하고 있다.그리고 궁극적으로 마치 하늘을 향한 거대한 교향악처럼 울려 펴진다.
이 지점이 윤경 작품의 클라이막스다. 그는 이번 작품전 도록 서문에서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 아버지는 올봄 홀연히 떠난 육신의 아버지이자 구원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 언덕에 도달하기까지 윤경에게는 시련과 고난이 있었고 오랜 침묵의 세월이 있었다.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결혼과 집안 사정으로 장시간 붓을 놓았고 상당시간이 흐른 뒤 2011년 다시 캔버스 앞에 섰다.그리고 마친 신들린 듯 작품을 쏟아냈다. 불에 달구어진 쇠덩이가 형상을 뽑아 내듯 말이다.
윤경은 “요즘 주요 관심은 연약한 사람, 아픈 사람, 상처받은 사람, 사람으로 인해 되돌릴 수 없이 파괴된 자연 입니다.그 생명이 다시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생명으로 되돌려진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회복의 작업, 부러진 걸 생명으로 부활시키고 좌절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작업에 진정 생의 아름다움이 흐르고 있다. 그것은 그의 기도이기도 하다.아버지 오마주다.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백석대 미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윤경은 그동안 22회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졌고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대전 특선 2회 ,입선6회의 경력을 쌓았다. 이대 서울병원등 다수의 기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