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입추도 백중도 지났는데 폭염의 기세 여전히 맹렬합니다. 저희 ‘꽃담길’ 카페 창으로 내다보이는 들녁은 막 불타오르는듯한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아침 농사일도 힘겨운 날씨에 그냥 맥을 놓습니다.
바깥의 불가마와는 달리 카페는 적막합니다. 마치 더위에 움츠린듯 말입니다.꽃잎을 덖음한뒤 잠시 벽에 기대어 망중한 시간을 갖는 오후의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손님이 잠시 멈춘 시간이지만 또 다른 적막이 손님처럼 곁에 와 있고 음악이 잔잔하게 강처럼 흐르니 말입니다.
고요가 사면을 두른 오후의 꽃담길은 또 다른 살롱의 모습 아닐까요. 적막과 고요와 벗하고 싶은 분들은 조용히 노크해 주세요.
잠시 숨결을 잠재우면서 텅빈 카페속에 나를 채우는 시간, 이것도 힐링이라면 힐링이고 꽃담길의 강점입니다.연잎차 한잔 놓고 오후 시간을 더 연장합니다.
글:변현주(카페 꽃담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