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천후산’이라 불러야 제맛이 난다… 설악산 울산바위 명칭 변경을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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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경(화가)

울산바위, 설악산의 절경중 하나이자 지역의 중심이다. 거대한 바위덩어리 모노리스는 그 자체가 위엄이고 전설이다.지역의 뒷길에서도 ,논둑길에서도,해변에서도 울산바위는 여러 얼굴로 보여주고 있는 지존의 모습이다.

그런데 울산바위를 둘러싼 전설중 울산에서 금강산 가다가 주저 앉아 울산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상남도 울산을 암시하는 스토리로 지금까지 두루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지명 ‘울산’과 관계없이 우는 산이라는 뜻이다. 이 말을 한자어로 쓰면 천후산(天吼山)이다.하늘이 우는 소리의 산, 그만큼 거대한 기암괴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람소리는 장대하고 장엄하다.겨울철 매서운 찬바람이 차창을 때리는 날에는 차 안에서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한 바람소리는 사자후 같은 웅장함이 들리고 바위는 통상 기가 강하다고 하는데 그 육중한 몸집에서 터져 나오는 공룡같은 육성은 가히 천하를 울리고도 남는다.

천후산 언저리는 바람의 동네다.해마다 골짜기를 쓸어 내리는 바람은 양간지풍이라고 해서 드세기로 유명한 곳이고 실제 2019년 발생한 대형산불도 천후산 아래에서 발화됐다. 조선시대 간성군수를 하면서 지역에 많은 일을 했던 택당 이식이 쓴 간성지에서 ‘산에는 동굴에서 부는 바람이 많으며 산 중턱에서 나온다. 이를 두고 하늘이 운다고 한다’라고 섰다고 한다.역사적 근거도 뒷받침 하고 있으니 하늘이 우는 천후산 작명이 제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마침 강원도 지방시대위원회도 울산바위 원래 명칭 찾기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지난 7일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울산바위 옛 지명, 천후산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포럼을 개최했는데 “조선시대에는 거센 바람 소리가 마치 ‘하늘이 우는 소리’와 같이 난다고 해서 울산바위를 주로 ‘천후산’으로 불렀다. 아니면 병풍처럼 우뚝 솟은 6개의 봉우리를 형상화한 시각적 특징인 ‘울타리’에서 본떠 울타리 ‘이’자를 써서 ‘이산’이나 울창하거나 빽빽하다는 뜻의 ‘울’자를 써서 ‘울산’으로 표기했다”는 내용이 나왔다는 것이다.

천후산이란 명칭은 일제강점기에 없어졌다고 한다. 지명말살의 일환이었다. 이제 그 정체성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고 울산바위 명칭을 선조들이 작명한 천후산으로 바로 잡는 것이라는데 공감한다.금강산이 이버지산이라면 설악은 아들의 산이고 천후산은 손주격인 산으로 이름했던 것이다.

이름을 변경하면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러울수도 있지만 긴 역사의 안목으로 보면 지금 원래 명칭으로 돌려주는 게 가장 적합한 시기일수 있다. 자꾸 부르면 친근해지게 돼 있다.

설악과 금강의 경계선에서 수호신처럼 서 있는 영험한 천후산! 그렇게 불러야 제맛이 나고 제대로 다가온다.답답한  시절 천후산의  우렁차고 굵은 바람소리가 그립다.

글 :풍수쟁이 (불교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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