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이른바 ‘토착비리’와 지역 유착비리 척결을 반부패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지방의원과 공무원, 지역업체 등이 얽힌 수의계약과 공금 횡령, 보조금 부정수급 등을 정조준하면서 지역사회에 장기간 고착된 이해관계와 유착 구조를 손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처음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토착비리와 공공계약 비리, 보조금 부정수급, 전관유착 등 4대 부패 현안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부패 청산에는 여야, 내 편 네 편이 있을 수 없다”며 “국민께서 ‘이제 진짜 달라졌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흔들림 없이 추진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토착비리’에 대한 직접적인 칼날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정부합동감사와 공직감찰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지방정부 공금의 이상거래를 전수점검하는 한편 전자대금청구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공금 횡령과 부적정 집행을 시스템 단계에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경찰도 지역 유착비리에 대한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벌여 639건, 1,730명을 단속하고 654명을 송치했다고 보고했다. 국가수사본부에는 지역 유착비리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도 신설한다.
지역 토착비리의 주요 통로로 지목되는 수의계약도 대대적인 손질에 들어간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체결한 수의계약의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해충돌방지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동일 업체에 대한 수의계약 횟수와 금액 한도를 제한하고 계약 내역 공개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지방의원이나 공무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업체가 반복적으로 지방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혜와 이해충돌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조금과 공공재정에 대한 감시도 강화된다. 국가보조금뿐 아니라 지방보조금에 대해서도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신고포상금과 제재부가금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방의회 의원들이 자기 또는 가족 이름으로 만든 회사와 수의계약을 하고, 일부 공무원들이 비공식 장부로 공금을 횡령했다는 게 믿기 어렵다”며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AI를 활용해 이러한 부패 행위를 시스템적으로 적발할 수 있도록 각 부처와 기관에 인공지능 연구팀을 구성하고 행정업무의 AI화를 서둘러달라고 지시했다.
이번 반부패 정책은 단순히 개별 비리 사건을 적발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권력과 관료, 특정 업체 사이에 형성된 장기적인 유착 구조를 끊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지방정부의 수의계약과 보조금, 공금 집행 과정은 지역업체와 지방의원·공무원 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힐 가능성이 큰 영역인 만큼, 향후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강도 높은 감사와 수사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패는 제도 마련보다 ‘지역에서는 서로 다 안다’는 이유로 묵인돼 온 토착세력과 행정·업체 간 유착을 실제로 끊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내세운 ‘내 편 네 편 없는 부패 청산’이 중앙정부에 머물지 않고 지방 현장의 오래된 관행과 토착비리까지 제대로 겨냥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설악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