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공간 울산바위…박동국 회화의 새로운 시작, 제27회 개인전 9월 16일 인사동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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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서 70여점 선보여

중견화가 박동국이 14년 만에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고 새로운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제27회 개인전이 오는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갤러리 4F~6F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2년 서울 연희동 개인전 이후 14년 만에 서울에서 마련되는 개인전으로, 최근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작가의 작품 활동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고성 용촌리에 거주하고 있는 박동국은 올해 6월 K-art LA 특별전에도 초대돼 작품을 선보이는 등 국내외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박동국 회화가 이전의 사실적 묘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덜어냄’과 ‘침묵’의 미학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폭은 한층 단순해지고 넓어졌다. 오랫동안 자신의 화면을 지탱해온 섬세한 터치와 붓질, 미세하게 사실적인 묘사의 흔적을 한 겹씩 덜어내면서 오히려 화면의 여백과 대상의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언가를 더 그려 넣기보다 과감하게 비워냄으로써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비어 있는 공간은 단순한 여백이 아니라 작품의 의미를 확장하는 하나의 언어가 된다.오랜 시간 풍경과 자연을 마주하며 회화적 언어를 다듬어온 작가의 내공이 응축된 지점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울산바위가 있다.

울산바위는 박동국이 매일 마주하는 자연이자 오랜 시간 자신의 시선을 붙잡아온 특별한 풍경이다. 작가의 집 베란다에 나서면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그 중심에는 울산바위가 우뚝 서 있다.

작가는 집에서 울산바위를 바라보는 일상의 축복을 누리며, 날마다 마주하는 그 산을 자신의 방식으로 그려왔다. 이제 울산바위는 작가의 시선과 내면을 동시에 비추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울산바위는 이전보다 단순하지만 더욱 강렬하다. 세부적인 묘사를 덜어낸 자리에서 바위의 골격과 덩어리, 그리고 그 안에 응축된 에너지가 드러난다. 여백이  확장된  울산바위는 마치 하나의 묵언기도처럼 서 있다.텅빔 그 자체가 해설이다.박동국에게 울산바위는 오랫동안 바라본 대상인 동시에 자신의 회화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이는 그의 회화적 상상력이  더 높은 곳을 향하고자 하는 열망의 형상으로도 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울산바위 외에도 토왕성폭포, 대승폭포, 적송, 자작나무, 아바이마을의 갯배 등 작가가 오랫동안 바라보고 기록해온 자연과 삶의 풍경들이 함께 소개된다.

작품의 재료와 표현 방식 역시 다양하다. 크라프트 페이퍼(Kraft Paper)에 먹으로 드로잉한 작품부터 아르쉬지(Arches)에 수채와 먹의 조화를 이루며 채색한 작품까지, 작가의 폭넓은 조형적 실험과 전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드로잉과 수채화 작품 70여 점이 출품되며, 3호대 소품부터 500호에 이르는 대작까지 다양한 규모의 작품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오랜 시간 축적해온 박동국의 회화 세계와 최근의 변화가 한 공간에서 대비되면서 작가가 향하고 있는 새로운 방향을 보다 다채롭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서울 전시는 박동국 회화가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전환의 자리에 가깝다.더 덜어내고, 더 깊어지고,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그의 붓필이 또 하나의 봉우리를 향해 오르는 과정에서 만난 중요한 한  길목이라고 할수 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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