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의 대표 항구인 아야진항. 최근 이 일대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외관상 ‘도시화’가 진행 중이지만, 바로 뒤편 작은 마을 골목에는 여전히 수십 년 전 그대로의 낙후된 모습이 남아 있다. 특히 소담식당 뒤편 골목길은 위험천만한 언덕 계단과 차 한 대 들어설 수 없는 좁은 도로 탓에, 주민들의 일상은 ‘위험’과 ‘불편’ 그 자체다.콘크리트 포장도 오래도 패이고 금이 가 보행도 편치 않다.
좁고 울퉁불퉁한 골목길은 주유 차량조차 진입하지 못해 기름 공급도 끊긴 지 오래다. 한 주민은 “겨울에는 난방유도 직접 나가서 들여와야 할 판”이라며 혀를 찼다. 또 다른 주민은 “이렇게 높은 아파트까지 들어섰는데, 길 하나 정비 안 되는 현실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 다수가 고령층인 이곳은 특히 가파른 계단 구간에서의 낙상 위험이 크다. 실제로 마을 어르신들은 “길이 좁고 미끄럽다 보니 외출은커녕 병원 한번 가기도 겁이 난다”고 호소한다.
이 마을은 과거 어업 기지로 급속하게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계획 없이 주거지가 형성된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도로 폭이 확보되지 않아 차량 진입은 물론 응급차 출동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일종의 도시계획 사각지대인 셈이다.
고성군의 도시계획상 이 일대 도로 정비 계획은 마련돼 있으나, 실행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계획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먼저 아니냐”며 “사람이 사는 곳에 기본적인 길 하나 내주지 않으면서 무슨 지역 발전이냐”고 반문한다.
아야진 작은마을 소담식당 뒤편 이 골목은 ‘도로 없는 마을’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 그림자 아래 놓인 이 오래된 마을은 이제 주민의 안전과 기본 생활권을 위한 시급한 정비 대상지로 행정의 진정한 관심이 절실하다.
윤길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