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서 밥을 먹을 때 집밥 같은 맛을 찾는 건 인지상정이다.집맛이 주는 편안함 ,담백한 맛,푸근함 때문일 것이다.우리 지역에 취약점 중 하나가 이같은 집밥을 먹을 수있는 백반집이 넉넉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집은 다르다.속초 중앙시장 입구,터미널쪽에서 들어오는 쪽 네거리에 위치한 ‘부유네 뷔페식당’이 그 집이다.시장통에서 작게 하다가 야촌댁 주인이 다리가 불편해 작년에 회복기간을 가진 뒤 다시 문을 열었다. 원래 속초에 나와서 식당을 하던 자리다.원조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부유라는 작명을 용한네 가서 물어보고 지었어요. 부자 부에 넉넉할 유라고 하니 푸짐한 집이라는 거 아니겠어요. 손님들에게 늘 그렇게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재개업 일주일이 채 안되었는데 그새 입소문을 타고 단골뿐 아니라 새로운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날도 12시부터 1시까지 한바탕 치렀다.
쫄장부랄 배추국에 돼지고기 볶음,계란 말이,잡채,우엉 무침,오뎅조림 그리고 꽁치 조림…거기다가 쌈채 별도 코너까지.10여가지 족히 된다.이걸 다 담으면 넓적한 접시가 모자란다. 그래서 조금씩 나눠서 두어 차례 왔다 갔다하는 정통 뷔페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요령이다.
먼저 재료부터 보자. 야촌 시댁이 있는 텃밭에서 아침마다 가져온다. 농사를 짓는 남편이 든든한 후원자다.반찬 맛이 강하지 않다.조미료를 팍팍쳐서 순간 입맛을 구슬리는 방식이 아니다. 집에서 딸에게 해주는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다.
마치 생일집에 초대 받아서 집 부엌에 차린 뷔페상에서 가져 다 먹는 기분이다.꽁치 조림만 해도 그렇다. 정통 지역방식의 레시피다.꽁치 마디마디에 간장맛이 간간하게 배게 짤짤하게 조려 놓았는데 젓가락으로 갈라서 입에 넣으면 딱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주인장 야촌댁은 “ 우리 손녀들도 학교 갔다와서 할머니가 차려 놓은 이 뷔페로 점심을 먹는다. 손녀에게 해주는 정성으로 상을 차린다.”고 말한다.점심때만 한다. 오전10시 반에서 오후3시까지.어느 날은 재료가 소진이되어 일찍 접기도 한다.
여기다 음식값 비싸다는 속초에서 오아시스 같은 가격으로 모신다.1인분 6천원,도시락도 가능하다.
요즘은 육아휴직중인 싹싹한 딸이 엄마를 거들면서 웃음이 넘친다.고성군 봉포에서 야촌으로 시집가서 아이들 키우려고 속초로 나와서 식당을 내고 또순이처럼 일한 덕택에 자리를 잡았다.
뷰유네를 가면 늘 과식을 한다. 입에 당기니 배가 불러 오는 줄도 모르고 계속 오가게 된다. 도처에 요리가 넘치고 맛이 자기자랑질 이지만 집밥이 그리운 시대에 사는 것 아닌가. 아니 어머니가 해주던 담백하고도 혀끝을 감도는 맛이 그리운 것 아니가.지역에 오래 이어져온 맛을 골고루 느끼고 싶다면 부유네 뷔페가 제격이다.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