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리를 거쳐 진부령으로 가는 길은 녹색이 빈틈 없이 싱그럽다.6월의 녹색에는 참혹한 상흔이 겹쳐져 있다.6.25 전쟁.엄청난 젊은 영혼들이 이 푸른 산하에서 산화했다.
보훈의 달 6월 의미있는 전시회를 진부령 미술관이 마련했다.” 6.25 전쟁 기록사진전” 사진으로 보는 한국전쟁이다. 진부령 미술관 2층 1.2전시실 전부를 꽉채운 흑백 사진들이 초입부터 발길을 잡으면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간간이 6.25 참상 사진을 봤지만 이렇게 집대성한 전시회는 흔치 않다.전시 사진만 230여장, 진부령미술관 전석진 관장님 소장 사진 가운데 230여점을 엄선해 걸었다.전 관장은 구순의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직접 벽면에 사진을 거는 전쟁사진에 애착을 보였다.그는 누구보다도 6.25 전쟁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이번 전시에 걸리지 못한 사진도 수백장 있다. 시간과 여력이 되면 6.25사진을 수집하기 위해 수십년을 백방으로 뛰었다. 미국에서도 자료를 구해왔다.
이번 전시회를 맞아 안내문도 직접 작성했다. “백마디 설명보다 직접 사진으로 한번 보는 게 얼마나 참혹했는지 아는데 낫다고….” 전시장 초입에 워커 장군의 사진 부터 설명하는 전석진관장의 모습에서 혼이 느껴진다.장전호 전투, 다부동전투, 부서진 찰교, 피난행렬, 자식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아버지…눈시울 적셔지는 흑백 사진들.
전석진 관장은 “얼마 남지 않은 전쟁 경험 세대들이 사라지고 전쟁 무감각이 방어력을 잃을까 봐 노파심에 온몸이 다급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이다.
전시회는 6월 한달간 계속된다.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령들 희생에 머리 숙여진다.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