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속초시장을 ‘지휘부’라 칭한다. 시장이라는 직함이 있는데 지휘부라니, 감히 시장이라 부르면 불경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참으로 이상야릇하다. 왠지 지휘부라는 호칭은 전지전능하니 모든 일을 주관하신다는 종교적 냄새마저 느껴진다.

최고 존엄=지휘부?, 참 묘한 느낌이다. 이런 예가 대한민국 어디에 또 있을까. 독재국가에서나 하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통해 세뇌된 공무원들이 자신의 정신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이런 게 ‘늘’공(늘 공무원)을 자주적 판단을 못 하는 아무 생각 없는 노비로 만든다.

‘늘’공의 경직된 사고는 업무에, 시민에게 그대로 영향을 준다. 그들만의 이상한 놀이가 시민의 삶, 속초시 행정체계를 망가뜨린다.

속초시 ‘늘’공과 선출직인 시장(어쩌다 공무원 ‘어’공) 관계, ‘늘’공과 ‘어’공은 역할은 다르다. 서로 상호보완적 역할을 통해 공공 정책과 행정을 운영하고, 관계는 독립적이어야 한다. 전문성과 안정성을 지닌 ‘늘’공과 정치적 의지를 반영하는 ‘어’공 간의 균형이 공직 사회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공 시장이 결정하면 ‘늘’공인 우리는 한다는 의미로 읽히는 지휘부라는 용어, 이런 용어는 정상적인 관계를 훼손하고, 행정의 안정성, 통일성, 효율성, ‘늘’공의 중요 덕목인 시민에 대한 충성심을 저해한다. 지휘부에 감히 ‘폐하! 아니 됩니다.’를 못하니, 그렇게 할 수 없게 세뇌가 됐으니, 시정이 부패, 무질서, 무능해질 뿐 대안도 없다.

‘늘’공은 독립적으로 ‘어’공을 견제하는 조직으로 기능해야 시민에게 도움이 된다. 그게 또 정상적인 관계다. 시장인 ‘어’공이 하는 정책(선거공약)은 시행 전에 최소한 위법성 여부 그리고 안정성과 통일성 등 문제를 ‘늘’공이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시장을 지휘부 존엄으로 받드는데 ‘늘’공이 견제 보완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속초시에서 발생하는 온갖 불미스러운 일들은 ‘어’공을 절대 존엄처럼 받는 ‘늘’공의 마음에서 생기는 문제다.

지휘부라는 용어는 어찌 보면 ‘늘’공에 대한 정신적 학대다. 이병선 시장이 나서서 그냥 ‘시장’으로 칭하게 해라. 꼬마들 병정놀이도 아니고 유치하다. 이 시장이 스스로 이런 황당한 폐습을 없애길 바란다.

‘어’공의 인사권에 노예가 되어 어찌할 수 없는 속초시 ‘늘’공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편집위원 김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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