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국가적 의제로 떠오른 시대,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의 신작 『AI 3대 강국: 우리 손으로 만드는 미래』는 단순한 기술 전망서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AI를 통해 어떻게 미래 주권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서이자, 중앙과 지방이 함께 읽어야 할 생존 전략서다.늘 공부하고 미래구상을 게을리 하지 않는 엄마처럼 부지런한 정치인의 역작이라서 반갑다.
특히, 이 책은 지방의 위기 상황과 맞닿아 읽힐 필요가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강원도 고성을 비롯한 많은 지역은 지금 사실상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고령화, 인구소멸, 지역경제 침체는 통계가 아닌 실생활의 체감이다. 고성 역시 관광지라고 불리지만, 저녁 6시만 되면 거리는 적막하고,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일상적인 서비스마저 운영되지 않는다. 돌봄과 지역 보건의료는 무너진 지 오래며, “지역에서는 큰 병 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현실이다.
이런 절박한 현실에서 박영선의 책은 AI를 통한 지역 재생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AI는 결코 중앙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방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 보건의료를 AI로 보완하거나, 농업·관광 산업에 AI 분석을 접목해 고성만의 스마트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중앙의 담론으로만 소비하지 말고, 지방의 생존 도구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선은 이 책에서 컴퓨팅 파워·데이터·전력을 AI 3대 요소로 꼽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AI 주권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며 자생력 있는 기술 기업을 지원했던 경험은, 지방 자치단체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고성 같은 중소 지역이 ‘지역형 AI 전략’을 통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미래 산업을 유치하는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토대를 제시한 셈이다.
대한민국의 AI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는 지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술격차는 곧 생존격차로 이어지며, 늦는 만큼 지방은 더 빠르게 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중앙정부 정책입안자뿐 아니라 전국의 기초지자체, 읍면동 단위에서도 필독해야 할 ‘미래 설계 교본’이다.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박영선은 “AI를 외면하는 것은 마차 시대 마부를 고집하는 것”이라 했다. 이제 지방도 마부의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고성을 비롯한 전국의 방방곡곡이 이 책을 손에 들고 AI와 함께 지역의 미래를 그려나가야 할 시점이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