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매년 관광객 2,500만 명을 내세우고 있다. 2024년에는 2,511만2,052명으로 집계됐다.
단순 숫자만 보면 놀랍다. 주민등록인구 8만 명 안팎의 속초에 연간 2,500만 명이 찾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교해 볼 대상이 있다. 바로 제주다.
2024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78만3,911명이었다. 제주 관광객 통계는 항공·연안여객·크루즈를 통해 제주에 실제 입도한 인원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제주보다 속초에 관광객이 1.8배나 많이 온다는 이 숫자를 과연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관광객이 들어오려면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속초의 2,500만 명은 이동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방문자’ 통계다.
따라서 두 숫자는 애초에 계수 방식과 통계적 성격이 다르다.
문제는 이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2,500만 관광객’이라는 숫자가 도시정책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숫자의 실체를 검증하는 일이다.
우선 고성·양양 등 인근 지역 주민의 생활·쇼핑·업무 이동과 단순 통과인구를 실제 관광객과 어떻게 구분했는지 밝혀야 한다. 이어 순수 관광객 수, 평균 체류시간, 당일 관광객과 숙박객의 비율, 평균 숙박일수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속초 전체 숙박시설과 객실 수, 월별 객실가동률, 특히 비수기 가동률을 관광객 통계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 주요 도로의 실제 교통량, 관광지 이용객, 카드매출과 관광소비액을 대조하면 2,500만 명이라는 숫자가 실제 도시의 관광수요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성수기에 몰린 관광객을 연간 관광수요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여름철에는 붐비지만 시즌이 끝나면 숙박시설 가격을 크게 낮춰도 빈 객실이 발생한다면, 관광객 총량과 실제 숙박수요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결국 속초 관광통계는 ‘몇 명이 방문했는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몇 명이 실제 관광을 했고, 얼마나 머물렀으며, 몇 명이 숙박하고, 얼마를 소비했는가.
이 네 가지가 확인돼야 2,500만 명이 관광 홍보를 위한 큰 숫자인지, 실제 도시가 감당해야 할 관광수요인지 판단할 수 있다.
관광객 숫자를 부풀리는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 통계를 바탕으로 숙박시설 공급과 관광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성수기 수요만 보고 시설을 늘렸다가 비수기 공실과 투자자 피해를 양산하는 정책적 오류도 막을 수 있다.
더욱이 지금은 숫자보다 현장의 체감경기를 살펴야 할 시점이다.
올여름에도 행정은 관광객 숫자를 앞세우고 있지만, 시장과 음식점·상점 등 현장에서 만나는 상인들의 체감은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상인들은 지난해보다 관광객과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물론 상인들의 체감만으로 관광객 통계가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500만 명’이라는 통계와 현장의 체감경기 사이에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것 자체가 행정의 역할이다.
관광객이 실제로 많이 왔다면 그만큼 숙박·음식·쇼핑 등 지역경제에 소비가 발생했는지 확인돼야 한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