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시간 석호 낙조 여행과 함께…영랑호 보광사 관음바위 석양은 서방정토 연상캐 하는 장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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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 놓는 시간이다.해꼬리도 짧아졌지만 동해안 석호에서 낙조를 보는 맛은 여전히 정말 짜릿하다. 동해안 영북지역은 석호가 여럿 분포하고 있다. 속초 영랑호를 비롯해서 고성에 광포호,천진호,송지호 그리고 화진포등이다. 이들 석호는 제각각 크기가 다르고 뷰도 차별적이다.

그러나 해 지는 풍경에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품격있고 장엄하다. 황홀하기 조차하다.

먼저 영랑호,둘레 8킬로미터에 달하는 풍광이 압도적인 석호다. 둘레길이 잘조성돼 있고 울산바위를 비롯해서 품고 있는 풍광이 다채롭고 장엄하다. 울산바위와 신선봉 그리고 운봉산까지 아우른다. 이 모든 멋진 풍경속으로 넘어가는 낙조를 볼수 았는 일급 장소가 보광사 관음바위다.

보광사 경내서 5분만 올라가면 야트막한 야산에 위치한 관음 바위는 영험한 바위이기도 하지만 조망이 최고다. 일출은 그간 세워진 고층 아파트에 가려 전보다 좀 못하지만 일몰 낙조 풍광은 역대급이다. 거기에 서면 360도 조망이 가능한데 울산바위를 비롯해서 금강산 제1봉 신선봉이 눈이 잡힐 듯 들어온다. 그 배경으로 넘어가는 석양은 파노라마처럼 산등성이를 물들이면서 구름을 춤추게 하고 영랑호에 고스란히 반사된다. 산과 호수가 물게 물드는 광경을 보노라면 허무한 마음과 함께 생성의 역설을 본다. 석양이 일출과 버금가는 붉은 맛을 선사한다.특히 신선봉 저 너머로 마지막 빛을 뿜는 낙조는 서방정토를 연상캐 한다. 영적이고 지적이다.

한가지 팁, 석양을 볼때  바로 자리를 뜨기 보다 2,30분 정도 머물면 좋다.해가 서산 뒤로 떨어져도 어스름이 남으면서 하늘에서 아름다운 시간이 열린다.낮과 밤이 교대하는 이 시간의 하늘을 ‘이내’라 한다. 관음바위 이내는 대평원 처럼 펼쳐진다.프랑스말로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도 한다.이내가 가면 늑대라는 밤이 온다.그 풍경을 모두 담고 내려와서 보광사 경내를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고성군 오션레이크 앞 광포호에서 보는 낙조 또한 일품이다. 여기서는 신선봉 쪽으로 지는 해가 집중적으로 잡힌다. 그 인근 천진호는 울산바위쪽으로 넘어가는 석양과 그 붉음이 천진호에 안기는 모습의 이중주는 환상적이다.

오호리 7번 국도변에 위치한 송지호는 송림 사이로 낙조를 볼 수 있는 독특함이 있다.저녁산책 겸해서 송림 사이를 걸으면서 길게 드러 누은 듯한 호반을 적시는 석양은 마음의 위로가 된다.종종 일출로 착각이 들 정도다.

화진포는 석양도 장대하다. 규모만큼 산과 호수를 물들이는 모습이 장관이다.바다와 인접해 있어 낮시간 해수욕을 하다가 저녁 무렵 호수로 접근하면 그대로 석양이 품에 안긴다. 그 시간 차를 몰고 금강습지 방향으로 드라이브도 좋다.특히 응봉에서 바라보는  화진포 석양은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묘한 감성을 부추긴다. 저렇게 붉게 물드는 모습 처음 본다고 이구동성이다.

석양과 마주하면서 저무는 한해를 정리해 보자.때로 저무는 모습이 더 아름답고 황홀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저무는 것에도 지혜가 있다.세상사처럼.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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