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만 붕괴 위기’…관광도시라는 허울, 사람 떠나는 속초시의 현실

0
1436

2025년 5월 말 현재 속초시의 주민등록 인구는 8만141명이다. 1월 말 8만754명이던 인구는 이후 2월 80,556명, 3월 80,372명, 4월 80,265명으로 꾸준히 감소했고, 5월에는 전월보다 124명이 더 줄었다. 이 추세라면 7월 중으로 인구는 8만 명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시는 아파트를 지으면 인구가 늘고,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낡은 신화를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속초에서는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지만, 실거주 인구는 오히려 줄고 있다. 이는 분양이 지역 정주를 위한 수요가 아니라, 외지인의 투자 목적이 주를 이룬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로 속초는 오랜 기간 주거 환경 개선보다는 공급 확대에 치우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사람은 아파트를 따라 오지 않는다. 정작 필요한 것은 젊은 세대가 일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와 보육·교육 환경,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다.

특히 청년층과 여성 인구의 유출은 도시 활력의 붕괴를 뜻한다. 최근 통계에서도 남녀 모두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여성 인구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세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속초시는 ‘전국이 부러워하는 관광도시’라는 수식어를 자랑하지만, 정작 시민이 살고 싶지 않은 도시라면 그 외침은 공허하다. 관광도, 개발도, 경제도 결국 사람이 살아야 지속될 수 있다. 살기 어려운 도시,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도시에서 관광은 일시적 연기일 뿐이다.

속초시의 주택 및 인구 정책은 이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대규모 분양 중심의 공급 정책에서 벗어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정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자리와 교육, 돌봄, 공동체 회복을 통해 사람을 남게 해야 한다.

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속초가 진정한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는 도시’로서의 조건을 다시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의 방향이라면, 도시 소멸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윤길중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