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도민들과 직접 현안을 논의하며 허심탄회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논의의 중심에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있었다.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개발 중심 국가 패러다임과 지역 주민의 생태 감수성이 충돌하는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난 자리였다.
환경미화원 조한경 씨는 미팅에서 “자연이 아프다. 정부의 공격적 개발 계획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자연을 공존의 주체로 인식하는 성숙한 지역 감수성을 보여주었다. 이어 “152만 명이 하룻밤 머무는 것보다 52만 명이 사흘 머무는 것이 낫다”는 발언은, 자연 보전을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타운홀에서는 양양 주민 김동일 씨도 나서 “이 사업은 40년간 논쟁을 반복해왔고, 막대한 예산 부담이 지역에 전가된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현장 즉석 거수에서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덕유산과 지리산 사례를 언급하며 케이블카 설치 이후 생긴 환경 훼손과 접근성 상실 문제를 회고했다. “접근이 어렵다는 사실 자체가 자원”이라는 언급은 자연 보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오색케이블카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 많이 진행된 것 아닌가?” “중지시키기 어렵다”는 소극적 답변으로 일관, 인식과 실천 사이의 괴리를 드러냈다.
시민단체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는 이번 미팅을 두고 “대한민국 사회가 토건 중심 개발 관성을 넘어, 지속 가능성과 생태적 가치를 품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중요한 시점”이라 평가했다. 사업 강행은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의 가치를 훼손할 뿐 아니라, 공허한 정책 수사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이번 강원 타운홀 미팅은 단순한 소통의 장을 넘어, 정부가 자연 보전과 개발 간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지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다는 분석이다. 자연의 가치와 지역 주민의 생태적 감수성을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할 것인지가 향후 정부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윤길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