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선 속초시장이 당선됐다. 초반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은 결과다. 박수받을 만한 승리지만,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이 당선은 축배보다 무거운 숙제를 안겨준다. 여론이 마냥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사실, 그 민심의 결을 읽지 못하면 4년이 빠르게 소진된다. 레토릭이 아닌 실행으로 답해야 할 네 가지를 짚는다.
첫째, 관광의 온기가 시민에게 닿지 않는다
속초를 찾는 관광객 숫자는 매년 기록을 갱신한다. 그런데 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중앙시장 일부 골목만 북적이고, 그 열기는 골목 밖으로 번지지 않는다. 관광객이 많을수록 물가는 오르고, 임대료는 뛰고, 정작 속초 시민은 관광지 물가를 고스란히 독박 쓰는 구조가 고착됐다.
숫자로 포장된 관광 성과가 시민의 밥상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숫자는 허수다. 아무리 관광객이 많아도 시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속초 침체가 가속화된다면, 관광객 통계는 별 의미가 없다. 천수답 관광경제의 피해자가 시민이 되는 구조, 이병선 시장이 정면으로 답해야 할 첫 번째 질문이다.
둘째, 영랑호 문제에 시민의 표심으로 응답하라
대관람차의 위법성이 확인됐다. 영랑호 부교에는 철거 명령이 내려졌다. 이번 선거에서 존치를 주장한 후보는 패했다. 시민이 표로 말한 것이다.
이제 시장이 응답할 차례다. 위법 시설의 처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나아가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 계획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속초의 방향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민이 선거로 보낸 신호를 행정이 외면한다면, 그것은 민심에 대한 배신이다.
셋째, 난개발에 결연한 제동을 걸어라
속초는 지금 아파트와 숙박시설 포화 상태다. 새로 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무분별한 인허가가 반복되면서 속초의 스카이라인은 무너졌고, 자연경관은 잠식됐다. 개발 열기가 식으면 남는 것은 과잉 공급의 후폭풍이고, 그 짐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된다.아파트 숫자가 느는데 인구가 주는 역설을 직시하라. 아파트가 자산이 아니라 괴물이 되는 순간이다.
지을수록 시민에게 손해가 되는 역설을 끊어야 한다. 수요를 부추긴다는 명분으로 포장된 개발이 실상은 투기장으로 변질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속초의 자연과 조화되는 마스터플랜, 스카이라인 정상화를 위한 결연한 의지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
넷째, 시민이 행정의 효능감을 느끼게 하라
20만 원 공약이 화제가 됐다. 재미는 봤다. 그러나 거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진정한 행정의 효능감은 일회성 지원금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일자리, 교통, 건강, 식료품 물가. 속초의 물가는 공포 수준이다. 관광지 물가가 시민의 생활 물가를 잠식하는 구조적 문제를 시청이 풀어야 한다.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 가난한 속초를 탈피하는 생산적 활력, 건강한 시민으로 사는 토대. 구들장처럼 은은하게 깔리는 따스한 시정이 절실하다. 숫자 겉포장에 매몰된 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밥상과 건강이 답이 되는 행정, 그것이 이병선 시장에게 주어진 진짜 과제다.
열세를 뒤집었다는 것은 시민이 변화를 원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속초는 위기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레토릭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 시작됐다. 이병선 시장의 분발을 촉구한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