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나비
안 불러
네가 있잖아
ㅡ 참꽃 / 이일우
No bees,
no butterflies—
No need to call for any.
You
are already here.
ㅡ True Flower (Azalea)
by Lee Il-woo
이일우: 시인, 1953년 전북 무주 출생. 가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2016년『문학청춘』등단
♤ 조각평설
이 소박한 짧은 조각시를 읽고 루 살로메를 향한 릴케나 이영도에 대한 유치환의 기나긴 순정의 서사가 떠올려진다. 또 있다. 철학자로 유명했던 스승과 스무 살 연하인 지성적인 제자가 자식까지 낳은 연인이 되고, 기구한 운명인지 신부와 수녀로 각각의 삶을 살면서 주고 받은 편지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편지’로 알려진 12통(1132년부터 1137년까지)의 서간이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저를 결혼 상대로 적합하다고 하여 이 세상 모두를 영구히 지배토록 해주겠노라고 확약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그의 황후로 불리기보다는, 나는 당신의 창부라 불리는 쪽이 훨씬 가치 있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중세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남편이었던 아벨라르에게 보낸 엘로이즈는 수녀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원망 뒤에도 이렇게 절절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들은 죽어서야 한 곳에 안장된다.
「참꽃」은 사랑을 장식하지 않는다. “네가 있잖아”라는 한마디에 세계는 이미 다 채워졌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로도 넉넉해지는 경지다. 이런 사랑을 안정적 애착이라고 심리학에서는 일컫는다.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이고, 결핍과 불안이 요동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너’는 처음 사랑에 빠질 때 생성되는 강한 흥분의 물질인 도파민에 의한 존재가 아니다. 영원하고 안정적으로 이끄는 옥시토신으로 생성된 존재다.
그래서 「참꽃」의 사랑 하나로 충분하다. 그 의미는 비단 연인이 아니라 다른 사물이나 형이상학적 가치로도 확장할 수 있다.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매거나 화려한 부속물도 필요치 않는 그 무엇이다. 이미 곁에 있는 그 존재 하나로, 마음의 봄은 충분히 피어 있기 때문이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ㅡ 잘랄루딘 루미(1207~1273, 페르시아)
봄의 정원으로 오세요./
이곳에 촛불과 술과 꽃이 있으니 //
만일 당신이 오시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만일 당신이 오신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 평설: 이하(李夏. 이만식) / 번역: 김경미(경동대학교 온사람교양교육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