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그늘이 필요해
호수는 산그림자를 담는 거야
ㅡ 호수와 하늘 / 이하
Even the sky
needs shade
The lake cradles the mountain’s shadow.
ㅡ The lake and the sky by Leeha
♧ 세상 모든 것은 쉴 수 있는 그늘이 있다. 바다와 산도 때로 하늘이 보내는 구름으로 그늘을 만난다. 그러한 하늘은 정작 그늘이 없다. 인간사로 보면 온갖 간구를 들어주고 쉼터가 되어주시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그러한 격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렇고 참된 스승이나 베풀고 사는 사람 또한 그렇다.
어느 날 속초 영랑호 둘레를 이하 시인 부부가 돌고 있었다. 시인은 산책하고 아내는 산보를 하다보니 멀찌감치 가던 아내는 몇 번 되돌아오기 일쑤다. 산책자는 맑고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며 걷다가 상기된 표정으로 아내를 불러세웠다. “저기 봐! 산그림자 아래.” 아내는 애써 고기를 찾고는 “뭐가 있다는 거야?” 반문한다. “수면 산그림자 아래! 구름과 하늘도 저 그늘에서 쉬잖아.”
구약성서에서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다.”(전도서 1장 8절) 했다. 그래서 인간은 여호와의 그늘 쉼터가 필요하다. 불교적 사유로 보면 세상은 갈망과 집착으로 번뇌가 가득하다. 가피의 그늘이 필요하다. 호수와 산그림자는 하늘로부터 그늘을 제공받던 피조물이다. 그렇지만 호수 속에서는 도리어 드리워진 산그림자로 하늘에 그늘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경전의 일화다. 부처님이 영산회(靈山會)에서 연꽃 한 송이를 대중에게 보였다.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짓자 이에 빙그레 답하셨다. 또 예수님은 자신을 보고 싶어 하여 뽕나무에 올라가 있는 삭개오를 보시자 인자하게 내려오라 하셨다. 그렇다. 온갖 근심을 다 품어주기에 피곤했을 구원자에게 가섭과 삭개오의 모습은 잠시라도 호수의 산그림자 같았으리라.
부모도 늘 그늘 쉼터가 되어준다. 반면에 자식 또한 그러할 수 있다. 유학 효경에서 ‘뜻을 세워 바른 도를 행하여(立身行道) 이름을 후세에 떨쳐(揚名於後世) 부모까지 드러내게 함도 이와 같으리라.
거창하지 않아도 스승의 날 드리는 감사의 문자 한 통이나, 직장 내에서 수고 많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나, 사회에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 말로도 서로 좋은 그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조각시는 짧은 시 중에서도 짧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간단치 않다. 이 시의 첫 행을 이하 시인은 우리나라 첫 조각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ㅡ 해설 이하(李夏. 이만식) / 번역 최병선
형식은 내용을 지배하고
내용은 형식을 앞지르네
전체가 조각을 지배하듯
조각은 전체를 아우르네
조물주가 세상을 주무르듯
이하는 조각을 주무르네
퇴근한 후 보게된 글에서 고단한 하루를 위로하는 따스한 마음을 느낍니다
성경 사랑장이라고 하는 고린도전서 13장 7절에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라는 글에서 참는다는 의미는 인내하다 라는 의미 보다는 덮어준다(cover), 눈감아준다는 의미입니다. 이하 시의 그늘은 쉼도 되지만 허물을 덮어준다는 의미도 될 듯합니다. 참 의미가 깊은 조각시입니다.
기억해 두고 싶은 조각시입니다..호수 앞에서 되내고 싶어요
세 줄의 조각시 안에도 생생히 담겨 있는
자연과 닮은 우리의 삶을 떠올리곤 합니다.
해설을 읽으며
우리 인생길에서 서로의 그늘이 되어주는 것에
더욱 아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늘 고운 싯구로 마음을 정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도
그늘이 필요해
만사는 그 업모를 담는거야
————
유유자적
부부금실
강건무궁
하옵소서
t(수정)
사람도
그늘이 필요해
만사는 그 업보를 담는거야
————
유유자적
부부금실
강건무궁
비옵니다
이하선생님 글 잘보고 매우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네요 실천은 겸손인들 하네요 고맙습니다
부모는 늘 그늘과 쉼터, 그라고 자식 또한 그러할 수 있고 “거창하지 않아도 스승의 날 드리는 감사의 문자 한 통이나, 직장 내에서 수고 많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나, 사회에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 말로도 서로 좋은 그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구절이 우리가 살아가며 잊지 않고 항상 지녀야 할 정신문화의 이상적이고도 필요한 덕목같다. 이러한 정신문화들이 모여 따뜻하고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사람마다 느끼는 그늘이 다르겠지만 단어 속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건 공통적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그늘이 다르겠지만 단어 속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건 공통적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그늘이 다르겠지만, 단어 속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세상 모든것에는 쉴 수 있는 그늘이 있다. 라는 구절을 읽고 쉴 새 없이 달려온 사람들에게 삶의 여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천천히 꾸준히 라는 이념을 생각해 볼 수 있을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 글은 세상 만물이 서로에게 그늘을 제공하며 쉴 곳이 되어주는 의미를 탐구합니다. 바다와 산은 하늘의 구름으로 그늘을 얻고 호수는 산의 그림자로 하늘에 그늘을 돌려줍니다. 마찬가지로 부모, 스승, 예수님, 부처님 같은 존재들도 인간에게 쉼터와 위안을 줍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때로는 쉼과 위안이 필요하죠, 인간은 서로에게 작은 배려와 따뜻한 말로 그늘이 되어줄 수 있음을 강조하며 조화와 상생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단순한 자연의 모습에서 인간 관계와 삶의 지혜를 통찰한 점이 인상 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특히 “작은 말 한마디로도 그늘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이 공감됩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쉼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따뜻한 위로를 주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신문화의 핵심인 ‘쉼’과 ‘상호 돌봄’을 담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서로의 위로와 배려를 중시하는 우리의 가치가 이 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시는 한국의 정신인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통 사상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고 시에서도 이러한 관점이 드러납니다. “호수와 하늘”의 구절은 자연의 순환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한국 철학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짧은 형식 속에 깊은 뜻을 담아내는 시는 한국 문학의 전통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는 읽고있는 독자에게 자연과 인간의 순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한국의 전통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하 시인의 호수와 하늘은 상생과 배려의 가치를 담아내며 한국 정신문화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호수와 산그림자가 서로 그늘이 되어주는 모습은 효, 자비, 사랑과 같은 전통적 가치를 떠올리게 합니다. 짧은 시 속 사유는 삶 속 조화와 위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누군가의 그늘에서 쉬있던 기억만큼 누군가의 나도 그늘이 되어주는 인간 사회를 다시금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