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된 심플한 거대함…이설윤의 ‘울산바위’를 보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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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는 좌표다.울산바위가 바라다 보이는 길을 따라 가는 건 언제나 즐겁다. 요즘같은 겨울 초입 오전 10시경 울산바위 모습이 휴대폰에 가장 깔끔하게 잡힌다. 오후 들면 태양의 반사면 때문에 그림자가 진다.울산바위는 절벽같은 모습이 압권이다.수직절벽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는 어디서도 보기 드문 기하하적 아우라를 드러낸다.

추상화는 울산바위를 어떻게 표현해 낼까? 많은 화가들이 울산바위 실경을 그렸지만 추상화는 그리 많지 않고 그점에서 이설윤의 ‘울산바위’ 감상하는 맛이 남다르다.

우선 심플하다.아마도 울산바위의 오랜 관찰에서 얻어진 농축된 이미지의 집합일 듯 싶다.서너개의 봉우리로 압축되었다.그렇게 하니 수직감은 더욱 날선 모습이고 명료하다.우측면, 그러니까 말굽폭포쪽에서 보는 면을 화폭의 중심에 둔 것도 포인트다. 실제 폭포 아래서 쳐다보는 울산바위 수직절벽은 천상 천하를 이어주는 듯 장대하다.바위 하단에 녹색이 짙을 것 보니 여름 울산바위인듯 하다.

울산바위가 거느리고 있는 세세하고도 기기묘묘한 돌출과 형상을 다 떼어내고 줄거리만 담으니 하나의 모노리스로 더욱 명료하게 다가온다. 요점이 이설윤의 울산바위가 가슴에 꽂히는 대목이다.추상이지만 어렵지 않게 쉽게 표현하면서 폐부를 깊이 건드리는 묘사가 보기 좋다.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내고 있는 작가의 역량이 한지에 스며들 듯 드러난 것 이리라.

그래서 울산바위는 그냥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라는 쉬운 표현을 가장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멀리 있는 친구에게 이야기 해 주듯이 그렇게 서 있다.가슴속에 심비로 새겨도 좋을 하나의 비석같은 모습으로 형상화한 울산바위는 상징으로 제복같은  의상을 입고 있다.

똑같이 그리는 것 보다 그래서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고 많은 것을 융합하고 압축해서 요약본으로, 잘 고와낸 설렁탕 국물처럼 담백하게 우뚝 선 울산바위는 독보적이다.

울산바위를 볼 때 마다 이설윤의 ‘울산바위’를 겹쳐 놓고 보는 것도 좋은 감상 방법이 될듯하다.오늘도 여기 저기 차를 몰고 다니면서 여러 각도에서 울산바위를 보았고 책상머리에서  추상으로 울산바위를 보니 아 그렇구나 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한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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