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관광단지 승인…치명적 파괴의 서곡 ,시민사회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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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결국 영랑호 관광단지 지정 승인을 고시했다. 속초시민의 쉼터이자 수천 년 자연경관을 품어온 영랑호가 이제 본격적인 개발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도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문제와 방치시설 정비,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고시를 두고 “영랑호 치명적 파괴의 서곡”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개발 규모가 아니다. 총 131만㎡가 넘는 호수 주변에 호텔·콘도·스포츠센터·뮤지엄·전망대까지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단지가 과연 영랑호의 본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이다.

영랑호의 경쟁력은 애초에 인공시설에 있지 않았다. 사계절 변하는 수면 풍경과 철새, 갈대, 설악산 능선과 어우러진 자연 그 자체가 영랑호의 가장 큰 자산이었다. 그러나 지금 추진되는 관광단지 계획은 자연을 살리는 방향이라기보다 대규모 시설을 집어넣는 방식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최근 속초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영랑호 생태 보전과 난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영랑호를 지켜야 속초 미래가 산다”, “난개발 중단하라”는 목소리는 단순한 환경 논리를 넘어 속초 도시 정체성 자체를 걱정하는 시민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영랑호라는 공공 자산이 사실상 대기업 중심 개발 논리 속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 휴식 공간과 생태 가치는 뒷전으로 밀리고, 체류형 관광과 투자 유치라는 이름 아래 결국 숙박시설과 상업시설 중심 개발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지역사회에서는 “속초 관광이 왜 자꾸 초고층·숙박시설 중심으로 흐르느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청초호와 해변권 개발 과정에서도 경관 훼손과 난개발 논란이 반복돼 왔는데, 이제 영랑호마저 같은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영랑호는 단순 유원지가 아니다. 속초 시민들의 일상과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다. 산책하고 운동하고 쉬어가는 시민의 호수를 관광자본 논리로 재편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번 관광단지 지정이 지방선거와 맞물려 개발 기대심리를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속초시장 선거 과정에서도 영랑호 관광단지와 대관람차 문제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며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시민사회는 지금이라도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랑호의 미래 경쟁력은 또 다른 콘도와 호텔이 아니라 원형 자연과 생태·경관 보전에 있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속초는 이미 개발 피로감이 심각한 도시가 되고 있다”며 “영랑호만큼은 시민 품에 남겨둬야 한다는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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