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개발정책에서 드러난 이병선 시장의 무능과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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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개발 찬반 문제가 아니다.

속초가 어떤 도시가 될 것인가, 무엇을 미래세대에 남길 것인가를 묻는 문제다.그런 점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영랑호 개발정책은 이병선 시정의 무능과 무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정책의 신뢰가 무너졌다.

이병선 시장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영랑호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공약을 번복  관광단지 조성을 내세웠다. 정책이 바뀔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시민에게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하고, 납득할 만한 근거와 공론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과연 그런 과정이 있었는가.시민들은 여전히 왜 입장이 바뀌었는지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는 행정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영랑호 문제는 처음부터 신뢰의 위기에서 출발했다.

더 큰 문제는 비전의 부재다.

전국의 도시들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데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콘크리트로 덮인 하천을 걷어내고 물길을 되살린다. 사라진 습지를 복원하고 생태축을 연결한다. 자연을 보전하는 것이 도시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순천만이다.순천은 갯벌과 습지를 매립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전했다. 개발보다 생태를 선택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도시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순천만에 거대한 건물을 보러 가지 않는다.그곳에서 걷고, 쉬고, 바라보고, 머문다.휴식과 여유, 쉼이라는 가치가 관광의 중심이 됐다.그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도시들이 선택하는 방향이다.

그런데 속초는 거꾸로 가고 있다.

전국이 망가진 자연을 복원하는 시대에 속초는 이미 가진 천혜의 자연을 개발하려 한다.영랑호는 속초가 가진 마지막 자연유산 가운데 하나다.설악산을 배경으로 호수와 숲, 철새와 산책길이 어우러진 공간은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찾기 어렵다.많은 도시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도 만들 수 없는 자연환경을 속초는 이미 갖고 있다.

부족한 것은 시설이 아니다.그 가치를 알아보는 행정의 안목이다.그럼에도 이병선 시장은 영랑호를 또 다른 개발사업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북부권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논리 역시 설득력이 약하다.관광단지가 들어서면 일부 숙박업소나 음식점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속초 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는가.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는가.지역 소득 구조가 바뀌는가.시민 삶의 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는가.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답은 찾기 어렵다.

반면 영랑호가 감당해야 할 위험은 너무나 크다.관광단지라는 이름 아래 특수구역이 지정되고 민간 사업 중심의 개발이 진행되면 영랑호가 가진 공공성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영랑호는 속초시장의 소유가 아니다.특정 기업의 자산은 더더욱 아니다.영랑호는 시민 모두의 공간이며 국민 모두의 자연자산이다.수십 년 동안 시민들이 걷고 뛰고 쉬고 운동하며 일상을 누려온 공공의 공간이다.그 공간을 특정 개발사업의 논리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공공성의 후퇴를 의미한다.

결국 영랑호 관광단지 사업의 본질은 개발 문제가 아니다.도시 철학의 문제다.속초는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더 많은 건물인가.더 높은 아파트인가.더 많은 숙박시설인가.아니면 설악산과 바다, 청초호와 영랑호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의 자연도시라는 정체성인가.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영랑호 정책에서 보인 모습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고민보다 단기적 개발 논리가 앞서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지난 40여 년 동안 속초시는 영랑호의 미래를 위한 종합 마스터플랜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그 결과 영랑호는 시민적 합의와 도시 비전 속에서 관리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개발 압력에 흔들려 왔다.그 책임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강원도의 관광단지 지정은 재검토하고 영랑호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영랑호는 개발의 대상이 아니다.속초의 미래다.한번 훼손된 자연은 되돌리기 어렵다.한번 잃어버린 공공성 역시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지금의 결정은 수십 년 뒤 속초의 모습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그러기에 영랑호를 무엇으로 개발할 것인가가 아니라 영랑호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영랑호는 관광상품이 아니다.시민의 자산이고 시민의 공원이며 시민의 쉼터다.그 가치를 잊는 순간 속초는 영랑호를 잃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함께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이병선 시장은 유념해야 한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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