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정감 그대로 ‘무건이네 식혜’..맛으로 승부거는 전직 시의원의 힘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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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식혜에는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외할머니가 주방 뒷켠 커다란 항아리에 채워진 감주를 한 대접 퍼다 주던 기억이 새롭다. 감주라고 불렀다.감주에 둥둥 뜨는 밥알은 신기하기도 했다.명절 무렵에 먹을 기회가 있었다.외할머니 식혜가 그립다.

식혜는 우리 고장 음식이다.안동지방에 가면 김치국같은 색깔에 시큼한 맛의 식혜도 있는데 우리지역은 역시 감주 형태의 식혜가 익숙하다.

그 익숙한 식혜를 속초 ‘무건이네 식혜’가 재현하고 있다. 속초 영랑동 작은 공장. 김일식 사장이 손수 질금을 넣고 식혜를 끓이고 있다.식혜의 종류도 다양해져서 호박을 비롯해 오미자 생강등 다양한 재료로 식혜를 제조한다. 그만큼 맛이 다양화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총6가지 종류의 식혜를 내놓고 있다.

전직 시의원인 김일석 사장은 어머니의 맛을 강조한다.“어머니가 식혜를 참 잘 만들었고 속초시장에도 내다 팔았는데 제가 그걸 어깨너머로 배우고 아내가 전수받아서 이렇게 시작했죠.”

5년전 시작해서 작년에 2만4천병을 팔았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이제 기반이 잡히고 있다. 무건이네 식혜의 특징은 집에서 먹던 식혜와 달리 음료수처럼 깔끔하다. 실제 작은 페트병을 들고 그냥 마시기에 안성맞춤이다. 김사장은 “ 당도를 맞추는 것이 절묘한 포인트다. 너무 달아도 안되고 그렇다고 텁텁해도 안되는데 그 경계를 정확하게 수치화하는 작업이 고난도인데 자리를 잡았다”고 말한다.선도 좋은 호박, 수정과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한다.

강릉대 연구소에서 2개월에 한번씩 점검을 받는다. 당연히 그래야 균질화된 식혜를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규격화를 지향하다보니 운반이나 보관이 용이해졌다. 건강음료로서 충분한 소구력이 있고 나아가 지역음료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여름 해수욕철에 식혜를 얼음과 잘 배합해서 음료수로 내 놓으면 탄산음료보다 인기를 끌 수도 있다.이같은 접근은 지역산이 드문 현실에서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맛을 선보이는 계기도 만들어 주면서 지역홍보에도 기여할 것이다.

“공장을 작게나마 지어서 제대로 생산에 들어가려고 합니다.페트 병도 뜨거운 상태에서 담을수 있는 용기로 바꾸어서 생산과정을 좀더 스마트하게 하려고 합니다.”

건강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한 김일석사장은 가족들 사랑에 힘입어 사업에 재미를 붙이며 힘찬 동력을 얻고 있다.식혜의 맛도 어머니로부터 왔다고 하니 무건이네 식혜는 엄마표 식혜다. 마치 엄마가 해준 정갈한 백반을 먹듯이 식후 무건이네 식혜를 한컵식 나누는 식탁은 더욱 정감 있으리라.

식혜가 원래 겨울음식이니 요즘 찬 날씨에 저절로 시원해진 무건이네 식혜 긴긴 겨울밤의 무료함도 달래주는 친구가 될 것 같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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