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고찰 화암사 수암전 앞에서 성인대를 오른다. 수바위를 지나 시루떡바위를 지난다. 진달래가 피고 지기 시작했고 노랑제비꽃은 발밑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길 가득 노랑제비꽃 과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었다. 노랑제비꽃은 갈잎, 솔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진달래는 더러 지기 시작하여 잎이 올라오고 있었다. 정상 가까워 지자 몸을 웅크린 채 여기저기 활짝 피기 시작 하였다.
화암사의 수바위와 시루떡바위, 쌀과 관련된 바위들이다. 이곳 화암사는 민가와 떨어져 있어 시주 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수바위의 전설에 따르면 두스님이 수행을 하고 있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에 작은 구멍이 있는데 막대기로 세번 두드리면 쌀이 나온다고 일러주어 걱정없이 수행에 정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뒷 이야기도 있지만 생략 하기로 한다.
예나 지금이나 민초 들에겐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사는게 팍팍해 지고 여기저기 빈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아우성이다.”
이곳 신선대(성인대)는 똥바람으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진달래를 만나며 유독 키가 작다는게 이제사 보인다. 바람으로 인해 한쪽 방향으로 바위에 납짝 엎드려 등골이 휜 소나무를 여러번 담아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키 작은 진달래를 렌즈에 담아 온 적은 없다.
바람을 견디며 살아내는 식물들, 불경기에 이직을 하거나 사업장을 폐업하는 사람들,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인내하고 있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살피고 담는다.자세히 보고 느끼니 생각의 방향이 달라진다. 힘들게 꽃 피우는 자연을 바라보고 있자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기다리며 인내헤야 한다.
“소우주를 보았다.”
글:전숙이(태후사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