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여름, 그 진짜 맛을 찾고 싶다면 비빔냉면 한 그릇이 제격이다. 속초에 정착한 실향민들이 전해준 ‘함흥냉면’의 유산은 이제 지역을 대표하는 맛으로 뿌리내렸다. 그리고 그 원형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영랑동 주택가 한켠에 자리한 ‘신흥면옥’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의 주인장 윤해남 사장은 실향민 2세로, 식당 이름 역시 아버지의 고향인 북고성 ‘신흥리’를 따서 지었다. 그는 “냉면은 아버지의 향수를 자극하는 고향 같은 이름”이라며,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제가 만든 이 함흥냉면을 누구보다 맛있게 드셨을 것”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덧붙인다.
신흥면옥의 함흥냉면은 무엇보다 면발이 압권이다. 직접 반죽하고 뽑아내는 가는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며, 매콤달콤한 명태회와의 조화 속에서 탁월한 식감을 자랑한다. 윤 사장은 “면발을 헹구는 순간의 포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숙련된 감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면발을 식혀내야 쫄깃함이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그 기술이 바로 ‘신흥면옥’만의 비밀이다.
식당은 과거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구조로, 마치 오래된 친구 집을 찾은 듯 편안한 분위기다. 실향민이 모여 살던 속초 원도심의 정취와 함께, 집밥 같은 친근함이 묻어난다.
윤 사장은 과거 동명동에서 전복, 문어 전문 식당을 운영하던 음식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력이 증명하듯, 신흥면옥에는 냉면 외에도 문어숙회, 문어냉면 등의 메뉴가 있어 별미를 찾는 이들에게도 사랑받는다.
속초 영랑호를 산책하다 출출할 때 들러 한 그릇, 혹은 모임 장소로도 손색없다. 냉면은 단순한 계절 음식이 아니다. 신흥면옥의 냉면은 속초라는 도시의 역사이자, 실향민 가족의 뿌리 깊은 기억이 담긴 음식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신흥면옥은, 속초의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는 ‘우리들의 냉면집’으로 남는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