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1만 2천 봉 중 첫 번째 봉우리.
영험한 기운이 구름처럼 걸쳐 있다 하여 ‘모세의 산’이라 불린다. 설악의 지붕 대청봉보다 더 가깝게 다가오는 산. 문을 나서면 먼저 반기고, 고개를 들면 눈을 맞추는 산.
연인 같고,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은 산.
저 정상을 언제쯤 어루만질 수 있을까.
접근을 허락하지 않기에 오를 수도, 엄두도 낼 수 없다. 허락되지 않는 인생의 산처럼. 무수한 기도와 간절함이 계곡을 울리고, 초목 아래서 흐느껴도 신선봉은 묵언수행 중이다.
힘들 때 산으로 가라 했는데, 그 산은 말이 없다.
그래서 냉가슴을 부여잡고 바라보기만 하는, 가깝고도 먼 당신 — 신선봉.
녹음 짙어 청년 같은 기개로 망부석처럼 서 있는 그대.
갈 수 없지만, 오를 수 없지만, 이름을 부르며 그 그림자 아래 몸을 눕힌다.
신선봉에 기댄다.
글:나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