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문화도시 선정을 놓고 각 자치단체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되면 5년동안 국비를 포함해서 최대 200억원의 사업비가 교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을 지자체는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대한민국 대표관광도시 속초 역시 전통과 현대문화의 공존을 표명하며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도시활성화를 촉진하는 문화도시 지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전장의 의미는 지역의 문화를 상품화해서 그 상품들이 지역의 가치를 보여주고, 그 가치를 통해서 지역주민들도 소득증대를 통해서 속초의 다양한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그런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관광두레와 법정문화도시의 연계를 모색하는데 중점이 된다는 것이다.
두레는 원시적인 유풍인 공동노동체 조직으로 농촌사회의 상호협력과 감찰을 목적으로 조직된 촌락단위이다.두레에서 공동노동체 형태는 모내기, 물대기, 김매기, 벼베기, 타작 등 논농사 경작 전과정에 적용되었으며 특히 많은 인력이 합심하여 일을 해야하는 모내기와 김매기에 두레가 동원되었다.
이를 현대의 관점에서 변형 모방한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이 직접 숙박, 식음,여행, 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을 창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주민공동체의 발굴에서부터 사업화계획, 창업과 경영개선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사업이다.2013년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85개 지역에서 600여개 주민 사업체가 발굴되었다니 법정문화도시선정에 있어 각 지자체들이 관광두레의 역할에 사활을 거는 이유인 것이다.
과연 우리 속초시는 도시활성화를 촉진하는 문화도시지정을 위해 완벽한 준비로 임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힘찬 응원도 보낸다.문화란 한 사회의 개인이나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 정신적 과정의 산물이다.다시 말해 자연상태의 사물에 인간의 작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 낸 것을 의미한다.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것이다.다만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만큼은 명확하다.이러한 전제 덕분에 문화도시정책이 지역과 연계된 희망들을 하나로 수렴해낼 수 있는 것이다.
문화도시를 추진하려는 지자체에서 지니고 있는 욕구의 형태 역시 다양하다.지자체의 정책으로부터 개진되는 하향식 사업이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의 욕구가 가장 높은 영향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사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문화도시조성사업의 목표가 시민주도형식의 상향식 정책으로 보이지만 사업실행에 행정주도의 하향식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속초시는 시민간 소통으로 각별한 준비와 철저한 예비문화도시 1년, 문화도시 5년의 과정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지역문화의 주체가 반드시 시민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내의 문화정치와 욕구들로부터 사업취지를 지켜내기 위해 행정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상황에서 염려스러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대부분의 도시들이 지자체내에 유관기관이라는 명목으로 문화재단등의 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속초시 역시 문화재단이 설립되었다.
행정절차와 시민참여의 틈을 메우려는 미봉책이다. 이러다 문화도시정책마저 과정없이 목표만 남게 되는 현상을 목도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그렇게 된다면 추진하지 않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적은 예산 일지라도 문화도시 지향을 위한 각 단체별 사업에 시민들의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관광두레사업과 법정문화도시 연계의 목표는 시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로부터 구현될 많은 정책들이 시민들과 공감될 수 있는 순환구조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자체에서 사업계획과 정책에 대한 약속이행을 담보시킬 수 있는 컨설팅 및 모니터링의 구조가 개설되어야 한다.아울러 관련 책임자들은 지속적인 현장 활동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과정적 계획을 수립하여 자칫 1년단위의 사업들을 5년동안 반복하는 양상을 차지시켜야 할 것이다.
경쟁이 협력과 동반성장으로 개진되려면 속초시민의 자기주도성을 통해 상향식 추진체계로 전환되어야 하기에 지속의 계획 및 수정보완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된다 할지라도 자칫 시행정에 기대어 시민 뜻과 반하는 정책으로 끌려간다면 사업의 실패가 자명하며 예산낭비로 이어질 것이다.정책 영역의 문화도시를 실천 영역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의지와 참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진기 (前속초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