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성군은 ‘행사 천국’이라 불릴 만큼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행사가 쏟아진다. 걷기행사, 문화행사, 축제와 체험행사까지…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판박이다. 사회단체, 면 단위, 군 단위,마을단위로 이어지는 천편일률적인 행사가 주민 삶 속에 과연 어떤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가.
명분은 늘 같다. “주민 화합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 그러나 현실은 그와 거리가 멀다. 생업에 바쁜 주민이 평일 낮, 행사장에 발걸음을 옮기기란 쉽지 않다. 행사장엔 늘 보던 얼굴, 사회자도, 진행요원도, 초청가수도 그 나물에 그 밥이다.이런 숱한 행사가 사실 주민들로 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나마 관객을 모으려니 ‘경품 추첨’이 필수다. 최신 가전제품과 온갖 상품이 쏟아지지만, 정작 그 예산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불투명하다. 지역 재정과 행정력이 소모되는 사이, 진정한 주민 문화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지역 전체가 멍들고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다.
이런 판국에 ‘제1회 평화거점도시 걷기대회’라는 게 열릴 모양이다.또 걷기냐는 비판이 나온다. 송지호 대섬 맨발걷기 페스타라고 부제가 붙었다.대섬 다리 건설의 논란성에 더해 섬에 대거 들어가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섬이 쑥대밭이 될까 우려스럽다. 그리고 다리 준공 승인이 났는가?
이제는 행사를 줄이는 용기,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살리는 소규모,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자발적 참여와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 한다.
언론 예속의 겉치레 행사도 멈춰야 한다. 진보·보수를 떠나, 주민의 삶과 문화를 중심에 두는 ‘진짜 지역행사’의 회복이 시급하다.
글: 유자인 (시민논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