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고) 순천만습지·국가정원 견학기…”영랑호의 미래는 생명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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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부터 17일까지 1박 2일 동안 속초시청 관계자들과 영랑호그대로시민행동, 영녹사(영랑호녹지공원을염원하는사람들),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환경영향평가협의회 등 23명이 함께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을 다녀왔습니다.

6월 27일 시민토론회의 연장선에서 마련된 이번 선진지 견학은 단순히 좋은 사례를 둘러보는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영랑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순천만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은 개발의 기준이 사람이 아니라 ‘새의 눈높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인간의 편의보다 자연 생태계의 질서를 먼저 존중하고, 그 위에서 사람들이 자연과 공존하며 혜택을 누리는 방식. 그것이야말로 가장 선진적인 개발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습지를 걸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철새들의 쉼터를 바라봤고, 국가정원을 둘러보면서는 끊임없이 영랑호가 떠올랐습니다.

‘영랑호도 이렇게 자연을 존중하면서 사람과 함께 숨 쉬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순천의 풍경은 어느새 우리의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의 총감독을 맡았던 최덕림 선생님이 던진 한마디는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 얼마나 만들 것인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왜’입니다.”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가.
왜 자연을 손대야 하는가.
왜 이 공간을 미래세대에게 남겨야 하는가.

견학 내내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자연은 무엇보다 보호와 보전의 가치가 우선입니다. 자연은 인간이 마음대로 개발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 역시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영랑호 역시 우리 세대의 것이 아닙니다.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 결국 미래세대에게 온전히 돌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연자산입니다.

그래서 영랑호의 미래를 결정할 때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편의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곳을 살아갈 아이들의 목소리를 상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랑호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새와 생명들의 입장에서 먼저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1박 2일의 순천 견학은 단순히 먼 길을 다녀온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멀리 다녀온 만큼 더 멀리 바라보게 되었고, 깊이 걸은 만큼 더 깊이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보다 ‘왜 이 자연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함께 찾는 일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진심 어린 답이 있을 때, 영랑호의 미래도 비로소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글:이지현(속초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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