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매몰된 속초 관광…‘1인당 2만5천원 관광’으로는 지역경제 못 살린다

0
674

지난해 속초시 관광객이 2,600만명을 넘어섰고 관광소비액도 6,484억원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형만 보면 관광객 증가와 소비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며 대표 관광도시로서 입지를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관광객 수와 관광소비액을 단순 환산하면 1인당 관광 소비는 약 2만5천원 수준에 불과하다. 관광객 규모에 비해 실제 지역경제에 남는 소비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지역 상권의 체감경기도 통계와는 온도 차가 크다. 속초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사람은 많은데 장사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반복된다. 일부 유명 음식점이나 특정 관광 상권에 손님이 집중되는 반면, 주변 상가나 골목 상권은 공실이 늘고 매출이 줄어드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속초 도심 곳곳에서 상가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관광객 유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체류 시간은 짧고 소비는 제한적인 ‘당일치기 관광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속초 관광은 ‘짧게 들렀다 가는 관광’ 패턴이 강해졌다. 식사 한 끼와 커피 정도의 소비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아 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지역 상권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숫자 중심의 정책이 가진 한계도 지적한다. 관광객 수와 방문 증가율 등 외형적 지표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체류형 관광이나 고부가가치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관광객 수 확대보다 체류시간을 늘리고 실질적인 소비를 높이는 관광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숙박과 야간 관광, 문화 콘텐츠, 지역 상권과 연계된 소비 구조를 만들어 관광객이 머물고 지출하는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객 2,6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정작 지역 상권에서는 체감 경기가 낮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방문객 숫자 증가를 넘어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질적인 관광 성장’ 전략이 속초 관광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설악투데이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