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원대 개발 환상에 가려진 주민의 삶”… 정인교 속초시의원 ‘장사동 도시재생 걸림돌’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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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영랑동 1지역(장사동 새마을) 도시재생사업 두고 시의회서 ‘민간개발 저해’ 우려 제기

 “실체 없는 미래 개발 기대감에 현재의 주민 삶과 공공 안전 포기할 수 없어” 지적

속초시 영랑동 1지역(이른바 장사동 새마을 일대)의 오랜 숙원이었던 고도제한 완화·해제를 계기로 대규모 민간개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속초시의회에서 기존 도시재생사업이 오히려 민간개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전문가와 지역 사회에서는 불확실한 민간개발의 청사진을 내세워 이미 주민 합의를 거쳐 진행 중인 공공 도시재생사업을 폄훼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인교 시의원 시정질문 계기로 불거진 ‘도시재생 무용론’ 논란

논란의 시발점은 최근 정인교 속초시의원의 시정질문이다. 정 의원은 7월 의회 시정질문을 통해 “고도제한이 풀린 지금 장사동 새마을 일대가 대규모 재개발이 가능한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 됐다”며 “조만간 수많은 민간 개발 투자 업자들이 집중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이 사업이 자칫 잘못하면 수백억, 수천억 단위의 민간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국비 50억 원, 몇십억 원 지키려다가 속초시 북부권의 지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수천억 대 민간 투자 기회를 날릴 수 있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게 아닌지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민간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으나, 방점이 ‘수천억 원대 민간투자 유치’에 찍히면서 기존 도시재생사업이 지닌 공공적 가치를 상대적으로 평가절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진행형 사업’, 멈출 이유 없다

실제로 영랑동 1지역 도시재생사업은 단순히 미관을 꾸미는 수준을 넘어선다. 이 지역은 오랜 건축 규제와 노후 주거지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 불편과 삶의 질 저하가 극심했던 곳이다.

속초시는 오는 202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주민통합거점공간인 ‘영랑어울림센터(주민 커뮤니티시설, 생활체육시설, 작은도서관, 한달살기 공간 등)’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추경 예산에도 사업비가 편성됐으며, 지난 3월에는 집수리사업이 실제로 착공되어 4월에 준공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속초시 담당 부서는 민간개발의 착수 시기가 요원한 상황에서, 시기를 예단해 도시재생사업을 중단하거나 늦출 이유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시재생을 중단할 경우 국비를 반납해야 하는 행정적 손실은 물론, 당장 노후주택과 골목길 정비 등 주민 안전 문제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천억 원대 민간투자,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들은 이번 논란을 두고 “개발 지상주의가 빚어낸 전형적인 착시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규모 민간개발이 추진될 경우 토지와 주택 소유자, 시행사의 자산가치가 급등할 수는 있으나, 그 이익이 주민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세입자, 고령층, 영세 주민 등 원주민들에게는 오히려 급격한 임대료 상승과 이주 압박이라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재생사업은 민간개발의 ‘대체재’가 아니라, 민간개발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주민들의 기초 생활환경과 공공서비스를 보완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다.

장사동 새마을 주민들은 수십 년간 고도제한이라는 족쇄와 열악한 골목길, 노후 주택 속에서 고통을 감내해 왔다. 이제 고도제한이 풀렸다는 이유로, 그간 주민들의 삶을 지탱해 온 공공투자가 민간개발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진정으로 속초 북부권을 위한다면, 막연한 ‘수천억 원대 개발 환상’을 앞세워 도시재생을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 여부 ▲주민 편의·기반시설 확보 수준 ▲원주민 재정착 대책 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그 수천억 원의 개발 가치 속에서, 장사동 주민들의 진짜 몫은 과연 얼마인가.”

행정과 정치권이 대규모 개발의 장밋빛 청사진을 꺼내 들기에 앞서 반드시 답해야 할 본질적인 질문이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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