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명태로 이름을 날렸던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그 중심에 자리한 거진6리 ‘세비촌’이 지난 5년여에 걸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새로운 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낡고 비좁았던 골목길은 말끔히 정비되었고, 주민을 위한 공원과 주차장이 들어섰다. 오는 6월 20일, 마을은 그 변화를 알리는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주민 김 모 씨는 “예전엔 리어카 하나 끌고 다니기에도 불편했던 골목이 이제는 차도 다니고, 아이들도 마음 놓고 뛰어다닌다”며 달라진 마을 풍경을 반겼다. 한때 보일러 기름차조차 들어오기 힘들던 세비촌은 이제 누구나 찾고 머무를 수 있는 마을로 거듭났다.
세비촌의 변화는 외형적인 정비에 그치지 않는다. 마을 입구에 새로 들어선 3층 건물은 주민 일자리 창출의 거점이 되고 있다. 1층에는 목공 작업장이, 3층에는 마을카페가 운영되고 있으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다.개관에 앞서 커피와 목공팀은 최근 대진문어축제에 참가해 직접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중심에는 ‘사람’을 연결한 김영순 위원장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세비촌 도시재생추진위원장 김영순 씨가 있다. 경찰 공무원 출신으로 퇴직 후 거진에 귀촌한 그는, 마을의 쇠락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예산을 따냈다. 처음엔 외지에서 온 인물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있었고, 사업 추진 중 민원과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설득과 공감을 무기로 갈등을 조율했고,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갔다.군청에서도 세비촌 사업이 매끄럽게 처리된 점을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건물만 짓는 재생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마을 부활’을 추구했다. “마을 주민이 먼저”라는 철학으로 공간을 만들고, 참여와 쉼이 공존하는 장소로 기획했다. 특히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어르신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3층 카페에서 보면 나지막한 지붕을 너머 바다가 넘실대는 모습이 무척 평화롭다.김영순씨는 “어르신들이 오셔 옛 추억을 회상하는 모습이 짠하다”고 말한다.
김 위원장은 세비촌의 부활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체 모델’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카페는 야간에도 운영할 계획이고,목공예는 마을 공방으로 비즈니스 모델화하고, 마을축제 및 한 달에 한 번 벼룩시장도 열 예정이다. 특히 어르신들이 직접 물건을 펼쳐놓고 판매하는 벼룩시장은 마을만의 정취를 살리는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약 30여 명의 주민이 사회적기업 형태로 마을 운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주민들도 하나둘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건물만 지어놓고 운영을 못 해 실패하는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운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쇠퇴한 어촌에서 주민 중심의 재생을 통해 활력을 되찾은 세비촌. 골목을 정비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마을 안에 문화를 심어가는 이 변화는 단순한 도시재생을 넘어 공동체 회복의 진정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거진 활력제고의 등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