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미래 관광산업의 핵심 먹거리로 크루즈산업을 내세우며 해외 견학, 포트세일즈, 할인 행사 등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의 열쇠인 ‘모항(母港) 구축’에 대한 구체적 전략과 기반시설이 전무해 ‘속빈 강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속초시의회에 따르면 속초시의 크루즈 유치 실적은 2023년 6회, 2024년 4회, 2025년 4회에 이어 올해 7회로 계획되어 있다. 관련 마케팅 및 포트세일즈 예산으로만 2억 7,000만 원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예정된 7회 중 모항은 단 2회에 불과하며, 나머지 5회는 단순 기항에 그치고 있다. 매년 모항 유치가 2회 수준에 머무는 등, 단순 입항 횟수 늘리기에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파급효과의 한계다. 기항지로 속초를 찾는 관광객 대다수가 정해진 관광버스를 타고 관외로 빠져나가며, 체류 시간조차 짧아 지역 상권의 매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시의회 시정 업무보고에서 실제 속초에서 자유롭게 관광하고 소비하는 개별관광객(FIT) 비중에 대한 현장 자료조차 즉시 제시되지 못해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관광과장은 뒤늦게 관련 비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답했으나, 기초적인 데이터 관리조차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정인교 의원은 “실질적으로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려면 관광객이 속초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는 모항지 중심의 포트세일즈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속초시가 그동안 강조해 온 모항·준모항 추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속초시 관광과는 “모항을 진행하려면 기반 여건과 시설이 많이 필요하다”며, 현재 터미널 내에 유류 공급시설과 폐기물 처리시설 등 필수 항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을 시인했다.
즉, 선사들을 상대로 한 일회성 홍보나 포트세일즈에 앞서, 실제 선박이 모항으로 삼을 수 있는 항만·터미널 기반시설 확충과 운영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동해권 지리적 입지만 믿고 ‘몇 번 들어왔는가’라는 성과주의에 안주한다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실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크루즈 ‘유치 숫자’를 채우는 행정에서 벗어나, 관광객을 속초에 머물게 하고 지역 상권의 실질적 매출로 직결시키는 ‘실속 있는 크루즈산업’으로의 대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