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관광단지 조성도 ‘콤팩트시티’…개발사업을 포장한 ‘꼼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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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가 역점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9분 콤팩트시티’가 실상은 각종 개발사업을 포장한 행정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시민 생활 중심 도시 전략이라기보다 시설 건립과 관광개발 사업을 묶어 새로운 도시 브랜드처럼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속초시는 최근 버스정류장과 홍보물, 시정 자료 등을 통해 ‘콤팩트시티 속초’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시는 역세권·설악권·도심권·북부권 등 권역별로 생활 인프라를 구축해 ‘9분 이내 생활권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업 내용을 보면 영어도서관, 반다비체육센터, 장애인복지센터, 복합교육체육센터, 관광수산시장 현대화사업, 관광단지 조성, 공원 조성 등 기존 개별 사업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민간사업자 중심의 숙박·관광시설 개발 성격이 강한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까지 콤팩트시티 핵심 사업으로 포함된 것을 두고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 생활권 중심 도시 전략이라기보다 관광·개발사업을 콤팩트시티라는 이름 아래 포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원래 필요한 시설 사업들을 ‘콤팩트시티’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한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한다.특히 도시계획 분야에서 말하는 콤팩트시티의 본래 개념과 속초시 정책 방향 사이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래 콤팩트시티는 도시 외곽 난개발을 줄이고 주민들이 주거지 인근에서 병원·도서관·문화시설·상업시설·대중교통 등을 도보 중심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기능을 유기적으로 압축하는 개념이다. 단순히 시설 몇 개를 짓는 것이 아니라 시민 생활 동선과 보행권, 교통체계, 공동체 구조까지 바꾸는 장기 도시 전략에 가깝다.

하지만 속초시가 제시한 구상에서는 시민 생활권 구조 개편보다 개별 건설사업과 시설 조성 계획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 시민은 “속초는 원래 차로 5~10분이면 도시 대부분을 이동할 수 있는 작은 도시인데 여기에 ‘9분 도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결국 개발사업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가운데 속초 곳곳에서는 초고층 아파트와 생활형 숙박시설 허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초호와 갯배 일대, 해안권 주변으로 고층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스카이라인 훼손과 조망권 침해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는 도시 기능의 균형 배치와 보행 중심 구조를 강조하는 콤팩트시티 철학과도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시민 삶의 질과 생활 편의보다는 건설 중심 개발 논리가 도시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콤팩트시티는 사람 중심 도시 전략이지 건설사업 패키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생활 인프라가 어떻게 연결되고 시민 이동이 어떻게 줄어드는지, 보행환경과 공동체 기능이 어떻게 개선되는지가 핵심인데 현재 속초시 정책에서는 그런 구조적 비전보다 시설 조성 사업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콤팩트시티는 난개발을 억제하고 기존 도시 기능을 효율화하는 개념인데, 속초처럼 초고층 개발이 동시에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정책 철학 자체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콤팩트시티라는 이름 아래 시민 중심 도시 전략은 사라지고 개발사업만 남고 있다”는 냉소도 커지고 있다. 보여주기식 홍보보다 시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생활환경 개선과 도시 균형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설악투데이 지선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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