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청호동 ‘동해안 붉은대게’의 감칠맛 나는 홍게 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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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게 요리는 지역의 전통 음식이다. 어릴적 털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간장에 조려서 만든 털게요리는 밥도둑이었다. 특별한게 없었던 시절 식은 밥에 털게 살 빼먹는거는 호사였다.이후 게 요리가 많이 대중화되었고 요즘 지역에선 홍게가 대세다.

게가 대중화되다 보니 출처를 두고 설왕설래도 하지만 지역에서 잡히는 홍게는 순수 로컬이다.청호동 ‘동해안 붉은대게’ 집의 홍게요리는 바로 잊혀졌던 오래된 맛을 일깨워 준다.

정갈하게 한상 차림은 일단 눈을 즐겁게 하며 서루르게 한다.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표현이 이런거다. 얼른 먹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먼저 미역국을 후루룩 넣는다. 따스한 미역국의 시원한 맛은 향수를 자극한다. 그리고 나서 게살을 먹는순서인데 먼저 다리 부분을 집는다. 젓가락으로 밀면 대게 살이 수줍은 듯이 나오고 그걸 입을 쪽 빨아 들이는 감촉은 정말 감미롭다.촉촉함과 게 특유의 맛이 어루러져 미끄러지듯이 넘어간다. 씹을  틈이 없다.

이 집 홍게 살의 부드러움은 숙성에서 나온다. 저온숙성을 해서 게살이 차분해지고 안정적으로 된 상태에서 살짝 양념을 한다. 그렇게 하니 게살에 배인 기묘한 맛깔은 정말 환상적으로 다가온다.이런 조리과정을 거치니 게 특유의 비릿한 내음도 없고 먹기가 참 편하다.

몇개 게 다리를 시식한 뒤 뚜껑의 담은 게 내장 요리를 김 가루가 담긴 그릇에 밥과 함께 넣고 비빈다. 갑각류의 내장은 영양소가 풍부한데 그 모습이 비벼 놓은 밥의 쫀득한 상태가 잘 말해준다.그걸 그냥 한입 넣고 두 번째부터는 재래식 김에 싸서 넣는다.입안에 휘감긴다.

그런 순간 식탁의 대화는 잠시 중단된다. 너무 맛에 이끌려 말을 할 겨를이 없다.

밥 그릇이 비워지면서 또 젓가락이 가야 할 곳이 있다.나의 소울푸드인 진둥아리 장아찌를 건너 뛸수 없다.게 내장 비빔밥에 진둥아리를 얹어 먹는 맛은 지역 로컬의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더 이상 비교할데가 없다.

이전에 우리가 이렇게 인이 배도록 먹었는데 하는 추억이 새록하다.음식은 지역과 연결되어 있고 그 지역은 달리 말하면 고향이다.고향을 떠올리면 어릴 적 음식을 추억하는 게 이런 연쇄작용 때문일 것이다.

지역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고 관광객들의 후각과 미각 그리고 시각을 사로 잡는 홍게는 속초지방이 최고다.홍게가 작다고 불평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지역산 홍게는 몸집이 그리 크지않다. 아담하면서도 속살이 꽉찬 특징이 있다.게살도 더욱 탄력있다.속초여행의 제맛을 느끼려면 홍게 식탁을 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추위가 매운 요즘 홍게로 식도락 나들이 하는 것도 기분전환의 방법이리라.청초호 물터진 쪽에 위치하고 있어 설악의 위용과 바다의 풍광도 좋고 식후 잠시 산책하기도 좋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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