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숫자보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봐야”
속초시민 유문승 한의사는 최근 생활인구 71만 명을 둘러싼 논의에 대해 “행정수요만 폭증시키고 중앙정부 의존도만 가중시키는 ‘나쁜 납세자’라고 규정했다.
유 한의사는 “생활인구가 많다는 것과 지역의 실질적인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며 “생활인구 증가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목하는 첫 번째 문제는 생활인구와 정주인구의 차이다.
생활인구는 지역에서 소비를 하지만 지역에 지속적으로 정착해 세금을 내고 학교와 병원, 공동체를 함께 이용하며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민과는 성격이 다르다.따라서 생활인구가 71만 명이라는 숫자만으로 속초의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의 구조적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게 그의 분석이다.
연간 수많은 관광객이 속초를 찾더라도 지역에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숙박·음식·소매 등 관광 서비스업에 집중된다면 청년층이 원하는 지속 가능한 전문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관광객은 늘어나는데 청년은 떠나는 도시라면, 관광객 숫자 자체를 성공의 지표로 삼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 한의사는 결국 속초가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 ‘관광의 내재화’를 제시한다.
단순히 관광객을 많이 불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지역에서 더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더 많이 소비하며, 그 소비가 지역 사업자와 주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숙박을 단순한 1박 관광에서 장기 체류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 달 살기나 워케이션 같은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관광객을 2~3주 동안 머무는 ‘준(準)정주인구’로 전환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관광객이 쓰는 돈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수산물 가공품, 로컬푸드, 지역 특산품, 지역 브랜드 등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상품을 육성하고 로컬 크리에이터와 연계한다면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내 부가가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핵심은 ‘몇 명이 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렀고, 무엇을 소비했으며, 그 가치가 지역에 얼마나 남았느냐’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속초의 진짜 성과지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활인구가 71만 명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속초를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가, 떠난 청년보다 새롭게 들어오는 청년이 많은가, 지역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관광객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시민들이 “우리는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인력에 불과하다”고 느낀다면 관광도시의 화려한 통계와 시민의 체감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생길수 밖에 없다.
관광객이 늘어나는 도시를 넘어, 관광의 부가가치가 지역에 남고 청년이 떠나지 않으며 시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유문승 한의사의 문제 제기 출발점이다.
“생활인구가 얼마나 늘었는가보다, 그 증가가 속초 시민의 삶을 얼마나 바꾸었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
관광 내재화는 숫자의 안일성에 빠진 속초의 관광정책과 도시정책이 유념해야 할 키워드다.
설악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