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진부령미술관이 새봄과 함께 특별전을 마련했다.6일 오후 세라믹 작가 혜라 전시회 ‘함께 봄을 기다리며’ 오픈식을 가졌다.전시회는 4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도자기를 캔버스에 붙이는 방식의 혜라의 작품은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장르로서 신선함이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는 방식에서 도자기를 덧붙인 융합적 방식은 그 자체가 모더니티고 실험이다. 그래서 차별적이고 독창적이다.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그는 항아리를 굽는 스타일에서 도자기가 갖는 특유의 색감과 질감 그리고 입체성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전환을 시도했고 성공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연출해 내는 색채는 화려하고 깊이가 있다. 도자기 유약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감은 무척 다채롭고 이를 한조각씩 질서 있게 붙여 나가면서 무궁무진한 세계를 표현해내고 있다.따로 외롭게 분리돼 있지만 다가서려는 몸부림같은 생명의 율동같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고단하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다.도자기 표면의 색채는 불의 영역이다. 원하는 색이 안 나올수도 있다. 그런 지난한 과정을 작가는 끈질긴 인내와 도전으로 감내하면서 대작을 생산해 냈다. 품이 말도 없이 쎄게 들어가는 그의 작업은 생산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
그런 담금질 과정속에 혜라는 우주적 모습을 다채롭게 전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속 깊은곳에서 불덩이가 훨훨 타는듯 하다고 했더니 “그렇다”고 한다.작품 ‘Remembering’ 이 그걸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무당적 기운이 가득한 1200도에서 탄생한 붉은 도자기 조각이 뿜어내는 열정적인 색은 빛처럼 투사되기도 하고 차분히 가라앉은 화엄의 세계를 응축한 듯도 하다. 원초적이고 토속적이다. 작가는 “불교 화엄의 세계를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아마도 원초적 욕망 혹은 그리움 같은 그래서 그의 그림을 찬찬히 마주하면 의외의 평화가 스며든다.
특히 푸른색 계통의 작품들은 또 다른 그의 내면의 심층을 드러내 보이면서 창조적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고, 가까이서 보면 잘 안잡히는 데 거리를 두고 집중하면 산처럼 출렁이는 ‘생명리듬’은 추상적 영역으로 나그네를 이끈다. 묘한 역설이다. 파동같이 굽이치는 듯 하면서 잔잔하게 가슴을 흔들어 댄다. 그는 아주 투박한 질료를 갖고 작업하지만 표현은 의외로 섬세하고 복잡성속에 현대성을 지향하는 모더니티가 흐른다. 마치 복잡한 이 세계에서 펼쳐지는 변화무쌍의 현실을 의미있게 포착한 듯하다.
미술관을 오면서 울산바위 설경에 취했다는 작가는 진부령에서 작품을 걸어 마음이 무척 편하다고 말했다.진부령에서 맞는 봄이 그의 다 토해 내지 못한 열정과 내공을 또 다르게 펼쳐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나무들이 좋은 광릉숲 근처에서 작업중인 혜라는 수백차례 국내외사 전시회를 갖은 중견작가다. 진부령 미술관 2전시실이 모처럼 꽉차 보였다.이슬람권 생활문화처럼 작품 이미지가 생활속에 스며들어도 참 좋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