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비선대 암반에 이름을 새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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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 설악산 비선대(飛仙臺)에는 많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보통 쇠붙이나 바위에 새긴 글씨나 그림을 금석문(金石文)이라 한다. 거대한 암반 아래에 있는 와선대(臥仙臺) 너럭바위에 누워서 경치를 감상하던 마고선(麻姑仙)이 이곳에서 하늘로 올라갔다하여 비선대라고 한다. 그러면 누가 비선대 암반에 글씨를 새겨놓았는가?

비선대 금석문에는 옛날 권세가들의 이름이 많다. 절경을 찾은 많은 시인묵객들이 일종의 방명록처럼 비선대 암반에 자신들의 직책과 이름을 새겼다. 그러다 보니 꼴불견 낙서처럼 어지러운 금석문 암반이 되어버렸다. 속초문화원 향토사연구소가 2010년 발행한 ‘속초의 금석문’ 58면부터 83면까지 기록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각자 설명
비선대(飛仙臺) 서예가 윤순(尹淳), 문신인 평안도 함경도 관찰사(1730), 양양 현산지기록
박종길(朴宗吉) 헌종12년(1846) 강원도 관찰사, 고종11년(1874)효행 정려
이상악(李商岳) 영조45년(1769) 겸사서, 정조즉위년 성균관대사성(1766)
조병헌(趙秉憲) 순사(巡使), 헌종3년(1837) 형조판서, 이조참의 강원도 관찰사(1841)
김계하(金啓河) 순조26년(1826) 개성부 유수, 함경감사(1827)
강시환(姜時煥) 지부(知府), 정조13년(1789) 병과 급제, 순조11년(1811) 양양부사
이윤식(李允植) 보은군수, 순조33년(1833) 조선왕조실록기록
홍경모(洪敬謨) 순조25년(1825) 강원도 관찰사(觀察使), 헌종1년(1835)함경도 관찰사
서기보(徐冀輔) 철종때 강서현령, 조선왕조실록 순조18권 15년(1815)기록
윤효식(尹孝植) 성균관 유생, 조선왕조실록 정조46권 21년(1797)
김병기(金炳基) 철종7년(1856) 강원도 양양부사, 김옥균 양부, 생부-김병태
자옥균(子玉均) 김옥균, 구한말 정치혁명가, 갑신정변, 고종20년(1883)이조참의
윤자일(尹慈一) 고성군수, 조선왕조실록 철종5년(1854)기록
안효근(安孝根) 통천군수, 조선왕조실록 철종5년(1854)기록
이광정(李光正) 강원도 관찰사(1839), 한성부판윤(1841), 이조참의(1843)
정기세(鄭基世) 철종13년(1862) 이조판서, 고종8년(1871) 광주유수(廣州留守)
이해문(李海文) 강령현감, 조선왕조실록 영조99권, 38년(1762)기록
정원용(鄭元容) 순사(巡使) 순조27년(1827) 강원도 관찰사, 영의정(1848)
송재성(宋在誠) 회덕현감, 조선왕조실록 고종4년(1867)기록
김흥기(金興基) 5품, 조선왕조실록 고종42년(1905)기록
이광문(李光文 선조29년(1829) 한성부판윤, 헌종2년(1836) 형조판서
홍원섭(洪元燮) 정조14년(1790)황주목사, 순조1년(1801) 찬집랑 ‘화성성역의궤’편찬
김병익(金炳翊) 이조참의(1878), 사헌부대사헌(1886), 형조판서(1893)
박필정(朴弼正) 숙조37년(1711) 을과급제, 영조13년(1737) 예조참의, 승지(1741)

이외에도 군관 박종두(朴宗㺶), 양건식(梁健植), 흡곡현령 서사순(徐士淳), 홍천현감 홍병원(洪秉元), 인제현감 박제숭(朴齊崧), 상운찰방 위종선(魏鍾善)의 이름도 있다. 왼쪽에는 장한철(張漢喆), 이탁원(李鐸遠), 이종선(李宗孫)이라는 글자와 ‘은폭상하 선인비와(銀爆上下 僊人飛臥)’라는 문구가 있다. “은빛 폭포 위로 누웠던 신선이 날아오르네”라는 뜻이다. 암반 전체에 각자된 이름들은 전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암반에 새긴 것일까? ‘인명호피(人名虎皮)’ 속담 때문인가? 그렇다면 해학적 유사단어 나열로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가족을 남긴다”로 바꾸면 어떨까! 인구소멸시대, 미래세대 출산장려 문구로는 어떤가?

퇴계 이황과 학문을 함께한 조식(曺植1501년〜1572)은 『남명집(南冥集)』 권2, 「유두류록(遊頭流錄)의 대장부명자(大丈夫名字)에서 “빛나는 인격의 대장부는 사관들이 책에 기록하는데 어리석은 자는 원숭이와 승냥이가 거처하는 첩첩산중 바위에 이름을 새겼다”고 했다. 북한 금강산 바위마다 새겨진 붉은 글발들은 보기에 어떠한가? 끝으로 성경은 사람의 이름이 “어린양의 생명책”(계21:27)에 기록돼야 한다고 말씀한다.

글:최철재(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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