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을 글로벌 관광 중심지로 만들자.”
7월20일 제357회 속초시의회 임시회 첫 본회의에서 황양미 의원은 설악동 관광 활성화를 화두로 던졌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춘 다국어 안내체계 구축과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개발, 관광벨트 조성을 제안했다.설악동 부활은 지역의 숙원이고 반드시 해법을 찾아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그런만큼 정작 설악동이 처한 현실에 대한 진단은 부족했다.
설악동 C지구 숙박단지는 과거 수학여행과 단체관광 전성기에 조성된 대표적인 관광단지다. 당시에는 대형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성업했지만 단체관광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관광 생태계도 함께 무너졌다.
현재 현장을 둘러보면 영업을 이어가는 숙박업소는 손에 꼽을 정도다. 상당수 건물은 폐업하거나 장기간 방치되면서 사실상 공동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자유발언에서는 왜 설악동이 쇠락했는지, 기존 관광시설을 어떻게 재편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접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황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언급했지만 정작 속초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규모와 설악동 유입 비중, 소비 규모 등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기초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더욱이 현재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생존하고 있는 일부 숙박업소는 행정의 지원보다 업주들의 자구 노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외국어 서비스를 직접 익히고 해외 단골을 확보하거나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개별 업주들의 경쟁력이 매출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행정이 구축한 시스템보다 민간의 생존 전략이 먼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설악향기로도 같은 맥락이다.
속초시는 설악향기로를 새로운 관광명소로 홍보하며 수십만 명의 이용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설악동 상인들의 체감은 다르다.
관광객이 데크길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실제 숙박과 식당 이용으로 이어졌는지, 지역상권 매출 증대로 연결됐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성과 분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용객 숫자와 지역경제 효과는 다른 문제다.
관광정책은 방문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소비, 숙박률, 상권 매출 증가로 평가해야 한다.
설악동이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다.
수학여행 시대에 만들어진 관광 인프라를 자유여행과 개별 관광 중심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 폐업 숙박시설은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민간투자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 기존 관광사업의 효과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로드맵이다.해묵은 난제들이다.
첫 자유발언으로 설악동을 의제로 올린 점은 의미가 있다.그러나 현장의 절박함은 선언보다 구체적인 데이터와 냉정한 현실 진단, 그리고 기존 정책에 대한 성과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설악동의 부활은 ‘글로벌 관광’이라는 수사보다 현장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치열함에서 시작될 것이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