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지으며 가슴에 새긴 시를 밤에 적습니다”…간성시장 맛집 ‘길서방네’ 강정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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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간성시장안에 있는 오랜 전통의 식당 ‘길서방네’, 시장통에서 엄마손맛 음식으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푸근한 밥집이다.이 식당 벽면에는 시가 여러 편 걸려 있어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게 독특하다.

이 집 주인 강정희씨의 작품이다. 식당경력 40년 베테랑이지만 그는 등단 시인이다.식당일을 하면서 시작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중이다.강씨는 “낮에 일하면서 가슴에 새겨둔 시어를 일 마치고 밤에 적는다”고 말한다.

강릉 출신인 강씨는 거진으로 시집와서 20여년 살다가 간성으로 내려왔다.그의 손맛은 입소문으로 퍼져 간성시장통에서 20여년째 성업중이다.칼국수를 비롯해 면 종류도 다양하고 백반은 반찬이 푸짐하고 맛깔스러워 단골이 많다.칠순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그는 생업과 문학을 병행하면서 삶과 인생을 시어로 승화시키고 있다.그는 자작시를 통해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돈보다 귀한 사람을 많이 얻은 자신은 성공자”라고 썼다. 다들 어렵다는 시절 훈훈한 고백이다.

원래 수필로 등단했는데 요즘은 시를 더 많은 짓는다고 한다. ‘감자옹심이’를 통해서 인생을 묘사하고 사랑도 노래한다.벽면에 걸린 시화 ‘때묻은 사랑’은 이렇게 시작한다. “때묻은 사랑이 좋습니다.누덕누덕 기운사랑은 더욱 좋습니다. 오래두고 삭혀온 사항은 더 더욱 좋습니다…. 그대는 내게 어떤 사랑인가요”

밥을 먹다 넌지시 마주친 시귀에 겨울 찬바람 소리가 멈추는 듯하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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